사회 사회일반

[제72주년 광복절] "日 순시선 사흘꼴로 출몰… 첫 조우땐 긴장감 상당했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4 17:39

수정 2017.08.14 17:39

독도경비대의 ‘광복 72주년’
정예들이 지키는 독도
2011년부터 공개선발 시작 평균 경쟁률 10대 1 넘어서
대장.경찰관도 지원자 모집.. 조국 수호 사명감으로 무장
불철주야 경계근무
日 순시선 우리 영해 침입땐 해군.해경 공조로 충돌 피해
섬 특성상 외롭고 힘들지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 다짐
국토 수호의 자부심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독도를 철통방어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독도경비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토 수호의 자부심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독도를 철통방어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독도경비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은 날씨가 어떻습니까? 이곳은 1주일째 궂은 날씨입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박연호 독도경비대장(경감)의 목소리 뒤로 강한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꿋꿋이 독도를 지키는 굳은 각오가 느껴진다.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온몸 바쳐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 독도경비대. 8.15 광복절에도 대원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독도 수호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높은 경쟁률 뚫고 정예요원 선발…"의욕도 사명감도 강해"

1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독도경비대는 대한민국 경찰부대 중 3개밖에 없는 해안경계부대다.
1993년 처음 경찰 제복을 입은 후 24년째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박 대장도 해안경계근무는 처음이다. 박 대장은 "서울에서 계속 근무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독도에서 근무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독도경비대는 경북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으로 1954년 8월부터 독도에 상주하며 해안경계근무를 시작했다. 1996년 6월 경비 보강을 위해 울릉경찰서 소속 독도경비대와 울릉도 경비를 전담하고 있는 제318 전투경찰대가 통합하면서 울릉경비대가 창설됐다. 독도경비대원들은 울릉도에 머물다가 교대로 50일씩 독도에 들어가 근무한다.

이전까지 육군에서 무작위로 차출된 전경 가운데 배치되던 독도경비대원은 2011년 9월부터 의무경찰을 별도 공개 선발하기 시작해 2013년 8월부터는 전원 의경으로 교체됐다. 독도 의경은 일반 의경에 비해 선발기준이 엄격하다.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인성.체력.면접시험 등을 거쳐 매달 정예요원을 선발한다.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이 넘을 정도로 군 복무를 앞둔 청춘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대장을 비롯한 경찰관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경찰관 가운데 지원자를 모집해 선발한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 박 대장은 "의경이나 경찰관이나 전문적으로 선별해 뽑기 때문에 다른 부대에 비해 우수한 자원이 많다"며 "모두 스스로 원해서 의지를 갖고 오기 때문에 의욕도 강하고 사명감도 강하다"고 전했다.

주임무는 24시간 해안경계다. 일본 순시선 등 외부세력의 독도 침범에 대비해 육안으로 해안을 관측하고 레이더를 이용해 인근 선박을 감시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임무가 하나 더 늘어난다. 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여객선은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하루 평균 7~8회 관광객들을 실어나른다. 적을 때는 1500명, 많을 때는 2500명까지 독도에 입도한다. 박 대장은 "5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성수기여서 요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온다"며 "우발상황에 대비해 안전을 지키는 근무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日 순시선 영해 침입하면 긴장 고조…"불철주야 최선"

관광객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육지에 있는 가족 생각이 난다. 경기 파주가 집인 박 대장을 비롯해 대부분이 자녀 교육과 부인의 직장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 의경대원들과 같은 곳에서 식사하고 같은 곳에서 잠을 잔다. 박 대장은 "군생활을 똑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 독도에 간다고 하니 아내가 '자식을 군대 보내는 심정'이라고 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힘든 점도 많다. 기상 악화로 물품 수급이 원활치 않을 때가 있고 휴가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독도가 천연기념물이어서 못을 하나 박더라도 허가를 받기 힘들다. 박 대장은 "외로운 것도 힘든 것도 있지만 독도경비대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에 견딜 수 있다"며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깎아지른 절벽 등 아름다운 절경에서 근무하고 있어 외로움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원들은 독도를 수호한다는 책임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수시로 일본 순시선이 나타나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다. 박 대장은 잊을 수 없는 독도에서 첫날밤을 떠올리며 "첫날 새벽 4시 미확인 일본 순시선이 떴는데 첫 근무이다 보니까 상당히 긴장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일본 순시선은 3~4일에 한 번씩 출현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일본 순시선은 우리 영해인 독도 주변 12해리(약 22㎞)까지 근접한다. 맑은 날에는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다.

가끔 일본 순시선이 우리 영해로 침입할 때면 긴장이 고조된다.
다행히 해군, 해경과 공조체제가 원활히 이뤄지면서 긴박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박 대장은 "레이더를 관리하다가 미확인 선박이 확인되면 해경, 해군에 연락한다"며 "독도 수호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독도경비대는 24시간 독도 경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항상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을 기억해주고 믿어주시면 더 힘을 내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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