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출전 선수가 그것을 좌지우지한다. 지명도가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출전하면 보통 수준의 대회도 초특급 대회로 신분이 격상되기 때문이다.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장(파71)에서 열리는 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이 그렇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차세대 한국 여자골프의 선두주자 최혜진(18·학산여고3)이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마추어 고별전을 갖는다. 다시말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인 것이다.
최혜진은 오는 23일에 프로로 전향한다. 국가대표 경력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이미 획득한 상태다. 게다가 올 초청 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우승하면서 내년 KLPGA투어 시드까지 이미 손에 넣었다. 만 18세 이상에게만 입회 자격이 주어지는 KLPGA투어 규정에 따라 18번째 생일인 23일이면 모든 자격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최혜진은 지난 달 아마추어 국가대표 합숙훈련을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과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대한골프협회 허락을 받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치른다.
대한골프협회는 지난 4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최혜진이 아마추어 고별전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도록 배려했다. 최혜진의 프로 데뷔전은 8월31일 개막하는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이다. 하지만 보그너 MBN 여자오픈은 프로 데뷔전 못지않은 성격을 갖는다. 기대를 한몸에 받는 주요 선수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진짜 프로 데뷔전은 따로 있지만 사실상 프로 데뷔전과 다름없는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쟁쟁한 언니들이 대거 출전한다는 것도 최혜진으로서는 부담이다.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 순위 1,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지현(26·한화)과 이정은(21·토니모리)에 '지현 천하'를 연 김지현(26·롯데)과 오지현(22·KB금융그룹) 등이 출전한다. 김지현과 이정은은 지난 달 최혜진이 우승한 초청 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다 각각 2위와 5위에 그쳐 이번 대회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24·미래에셋)과 이미향(24·KB금융그룹)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둘은 올해 나란히 LPGA투어 대회에서 1승씩을 거두고 있다. 김세영은 로레나오초아 매치플레이, 이미향은 스코티시여자오픈에서 각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세영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2014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고 이미향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코스에 자신감도 남다르다.
대회 코스 전장이 작년보다 다소 길어진 것도 김세영과 이미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영은 LPGA투어에서도 손꼽는 장타자고 이미향 역시 체격에 비해 상당한 장타를 날린다. 더스타휴 골프장은 여자 대회에서는 드물게 파71로 세팅하고도 전장이 6711야드나 된다. 437야드 짜리 파5홀인 3번홀을 이번 대회에서는 파4홀로 바꿨다. 4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6개나 된다. KLPGA투어 '빅3'의 일원인 김해림(28·롯데)과 지난주 삼다수 마스터스서 시즌 첫승을 거둔 고진영(22·하이트)은 휴식을 이유로 불참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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