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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AI 종말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7:03

수정 2017.08.16 17:03

요즘 '행성 니비루 충돌설'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오는 9월 23일 지구와 행성이 충돌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내용으로 미국 종교과학자 데이비드 미드가 주장했다. 이 가설은 2012년에도 제기된 적이 있지만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과거부터 종말론은 끊이지 않았다. 인류가 멸망한다면 최대 위협은 무엇일까.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는 2013년 이에 대한 답을 내놨다.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1년간 머리를 맞댄 결과다. 전염병이나 대지진은 막대한 희생자를 내지만 인류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소행성과 화산대폭발, 핵전쟁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최대 리스크로 봤다. 특히 합성생물학과 나노테크놀로지, 인공지능(AI) 분야가 위험하다. 기술 발달로 불확실성은 커지는데 이를 제어할 인류의 능력은 떨어지고 있어서다.

AI종말론이 다시 핫 이슈로 떠올랐다.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엊그제 "인공지능이 북한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AI의 위험성을 또 한번 경고했다. 머스크는 빌 게이츠, 스티븐 호킹과 함께 대표적인 AI종말론자다. 지난 7월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설전도 벌였다. "AI는 로보칼립스(로봇에 의한 종말)를 불러올 것"이라는 말에 저커버그는 "종말론을 퍼트리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며 반박했다.

알파고와 IBM 왓슨처럼 AI가 우리 일상으로 들어온 시점에서 두 사람의 설전은 흥미롭다. 머스크 쪽은 AI가 인류에 근본적 위협이 될 수 있으니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저커버그 쪽은 AI가 인간의 건강, 편의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할 텐데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AI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누가 옳은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도 문제지만 눈에 보이는 부작용을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무책임하다. AI의 부작용은 일자리 감소에서 먼저 나타날 것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의 주장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는 "AI는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다만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현실적인 답일 듯하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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