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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헌터]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가 트럼프와 다른 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9 10:30

수정 2017.08.19 13:02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셀카봉을 직접 촬영해 지지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다/트위터 '대한민국 청와대' 화면 캡쳐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셀카봉을 직접 촬영해 지지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다/트위터 '대한민국 청와대' 화면 캡쳐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먼저 오프라인에선 청와대가 공식행사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5분 분량의 모두 발언 후 약 60분간 200여 명의 기자들과 각본 없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에선 대표적으로 트위터에서 시민들과 직접적인 소통 행보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하루 일정을 마칠 즈음인 오후 7시 직접 '셀카봉'을 들고 촬영한 영상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트위터에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며 "'#고마워요_문재인' 취임 100일 최고의 선물입니다. 제가 더 고맙습니다. 지난 100일 국민여러분 덕분으로 잘 올 수 있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셀카봉을 들 게 된 까닭은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축하 이벤트'라며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고마워요 문재인' 문구를 1위로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보통 한류 아이돌의 팬덤에서 봄직한 이벤트다.

문 대통령에겐 공식적인 활동을 펼치는 팬클럽이 없다. 그런 점에서 트위터는 지지자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플랫폼이라 꼽을 수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은 154만 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헤비 유저'다.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트위터에선 문 대통령과 맞팔(SNS 사용자가 서로 팔로우 하는 것)을 했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트위터 사용자 '@blue***' 는 "아 심장이 멋을 뻔 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확인해 봅니다"라면서 "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거 맞습니까?"라고 글을 남겼다. 이 사용자가 이토록 감격한 이유는 문 대통령의 공식 계정인 '문재인'(@moonriver365)이 자신을 팔로잉했다는 알림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용자 '@innn****'도 대통령과의 맞팔을 인증했다. 그는 "내일부터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이니의 국민이 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지난 16일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맞팔을 기뻐하는 글을 남겼다./사진=트위터 화면 캡쳐
지난 16일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맞팔을 기뻐하는 글을 남겼다./사진=트위터 화면 캡쳐

이날 트위터 사용자가 문 대통령과의 맞팔을 인증하는 글만 6개를 확인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의 맞팔, 이는 크면 크고 작으면 작을 수 있는 의미다. 하지만 지지자들에게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맞팔이라는 소통이 자신의 지지층을 두껍게 하고 결집시킬 수 있는 액션으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 정치'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난달 19일 미국 뉴스채널 CNN은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 수가 모두 991건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6개월간 가장 두드러진 것은 트위터 정치였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지난 6개월간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입'인 셈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주로 미디어를 배격하는 악담을 쏟아냈다. '가짜 뉴스'라는 말을 총 82회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팔로워는 3604만7025명이지만 팔로잉은 45명에 불과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팔로워 69만6871명에 팔로잉 17명, 엥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팔로워 9235명에 팔로잉 5명,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팔로워 70만6310명에 팔로잉 19명이었다.

반면,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팔로워 22만9255명에 팔로잉 552명으로 앞서 찾아본 세계 정상들과 비교해 높은 팔로잉을 가졌다. 현직은 아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팔로워 9365만7902명에 팔로잉 62만8547명이다.

이외에도 미국의 버슨마스텔러가 뽑은 '트위터 목소리가 강한 유럽 지도자 10명'에 선정된 영국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는 팔로워 95만7명에 팔로잉 366명, 닐리 크로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의장은 팔로워 13만2550명에 팔로잉 1876명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팔로잉 수는 극명히 달랐다./사진=트위터 화면 캡쳐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팔로잉 수는 극명히 달랐다./사진=트위터 화면 캡쳐

18일 기준 문 대통령의 팔로잉은 17만 52명으로 팔로워 154만2174명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것이 바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와의 '트위터 정치'의 차이점 아닐까.

이와 같이 소통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정치인들은 대체로 트위터에서 팔로잉이 팔로워에 10분1 또는 100분의 1에 비례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예전의 명성이 사라졌다 치더라도 1세대 SNS 트위터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중요한 소통채널 중 하나다. 특히 트위터 이용자는 정치·사회적 어젠다에 민감하고 여론 형성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점을 간과하지 않고 시민들과 맞팔을 맺거나 리트윗을 보내 직접 소통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가장 잘한 일로 2위가 '탈권위적 소통과 공감 행보’가 21.3% 로 나타났다. 1위는 '서민과 약자 우선의 정책’(23%)이다.
이어 '뚜렷한 개혁 소신과 추진력’이 18.5%로 3위로 조사됐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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