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에서 "공군 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들이 러시아 연방군 동부관구 소속 수호이(Su)-35전투기들 및 A-50 조기경보기와 함께 태평양 공해 및 동해, 서해, 동중국해 상공을 지나는 예정된 비행훈련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특정 비행단계에서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의 비행기들이 동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24일 한국군 관계자는 전날 오전에 러시아 폭격기 편대가 KADIZ를 침범해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에 나섰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안보 목적으로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기를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으로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무단으로 침입할 경우 해당 국가에 의해 퇴거당하거나 강제 착륙당할 수 있다. 러시아는 타국의 ADIZ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전에도 종종 타국의 ADIZ를 침범해 무력시위를 하곤 했다. 러시아 폭격기 편대는 지난 4월에도 미국 알래스카 인근 미국 ADIZ를 침범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영공에 접근하려던 러시아 군용기가 저지당했다.
이 같은 도발행위는 UFG 훈련 중인 한미 양국에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타스에 의하면 마리아 자호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성명을 내고 "한국과 미국이 대규모 해상훈련을 벌이는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내 무력이 집중되면서 어떠한 무모한 조치나 의도치 않은 사건이 군사적 충돌의 구실이 될 수 있다"며 "모든 세력이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호로바 대변인은 평화적 수단에 의한 갈등해결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우선 지역 내 군사 활동부터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보도에서 비록 러시아와 중국이 이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미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상황은 피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FT에 의하면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이달 들어 미사일 도발을 자제하면서 긴장이 완화된다고 보고 있지만 UFG 훈련이 이를 악화시킬까 걱정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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