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를 이용해 당시 대선 후보자였던 트럼프를 당선시키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부동산 개발업자 펠릭스 세이터는 트럼프의 변호사 마이클 코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 모스코바에 트럼프타워를 짓는 것이 트럼프의 협상력을 돋보이게 하고, 또 정치적인 붐을 일으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이민자 출신인 세이터는 러시아 트럼프타워와 관련, VTB은행에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NYT는 이같은 메일을 통해 트럼프의 대선캠프 초기부터 트럼프 측근들은 정치적인 이득을 노리고 러시아 정부와의 긴밀한 끈을 검토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메일에 세이터가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대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으며, 한 이메일에서는 자신의 러시안 인맥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으로도 지적됐다.
이후 2016년 1월 트럼프의 변호사인 코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S. 페스코브에게 이메일을 보내, 중단된 트럼프타워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자고 전했다.
코언이 이날 미 의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이메일을 통해 "이 프로젝트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나와 접촉해 적절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세부 사항들을 논의하기를 요청한다"고 페스코브에게 보냈다.
이후 코언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타워 개발 사업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던 세이터의 권유로 이메일을 보냈다"며 퍼스코브로부터 답변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이후 몇주 뒤 그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WSJ은 러시아 트럼프타워 사업을 한창 추진 중인 2015년 12월 무렵 트럼프 당시 후보가 푸틴 대통령을 종종 칭찬해왔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 보다도 더 호의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NBC와의 인터뷰에서 "그(푸틴)는 자신의 나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적어도 우리나라 대통령과는 다른 리더"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트럼프 당시 후보는 지난 2016년 7월 한 기자회견에서는 "러시아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반복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트럼프타워를 관리하고 있는 트럼프 오가니제이션 대변인은 "코헨 변호사는 모스코바 프로젝트를 2016년 1월 포기했으며, 장소나 재원마련, 개발 등 협상 논의에 대해서도 진전된 것이 없었다"고 못박았다.
WSJ은 코언 변호사가 페스코브에게 보낸 이번 이메일은 트럼프의 측근과 러시아 정부 측이 대선 기관동안 연락해왔다는 것이 드러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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