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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떨리는 수전증, 왜 생기는 걸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9 16:46

수정 2017.08.29 16:46

나도 모르게 떨리는 수전증, 왜 생기는 걸까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과도한 긴장감이나 스트레스로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전증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손떨림 증상이다. 주로 60대 이후에 발생하고 유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카페인 과다 섭취 등으로 젊은층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수전증 원인 중 가장 많은 '본태성 진전'은 뚜렷한 원인 없이 손이 일정 간격으로 계속 움직이는 증상이다.

손을 가만히 내려 놓았을 때 떨리는 '안정시 진전'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주로 나타난다.


물건을 잡거나, 술자리에서 술잔을 주고받을 때 손이 떨리는 '동작성 진전'은 소뇌와 대뇌의 기능저하로 인해 발생한다.

이밖에 수전증의 주요인으로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 불안한 심리상태, 마그네슘 부족, 유전적 소인 등이 꼽힌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대표원장은 29일 "수전증 초기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면 증상이 악화되면서 심리적 압박감이 커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손떨림을 파킨슨병 증상으로 여기기 쉬운데 평소엔 떨림이 없다가 손으로 물건을 집었을 때 떨림 증상이 나타나면 수전증일 확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도 한쪽 손이 계속 떨린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에서는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수전증 손떨림 증상이 잘 발생한다는 의미로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심(心)'은 장기인 심장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의 정신 활동을 뜻한다. 즉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한 심리, 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 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전증은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비교적 높지만 오래 방치할 경우 회복이 늦고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는 수전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한·양방 협진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인별 체질 및 증상에 따라 1대1 맞춤형 처방을 내리는 집중치료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뇌혈류검사(TCD), 동맥경화도검사,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실시하고 소뇌와 대뇌 등 중추신경계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다.

한약은 심장기능을 강화하는 약재 위주로 처방한다. 수전증은 뇌기능 및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재를 처방하는 게 핵심이다.
이밖에 침과 약침, 추나요법, 테이핑요법 등으로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킨다.

문 원장은 "수전증은 환자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며 "증상이 부끄럽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지나치게 신경 쓰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빠른 치료로 사회적·심리적 고민을 해결하면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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