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셰일석유 덕에 하비 충격에도 유가 하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30 10:25

수정 2017.08.30 10:25

【서울 뉴욕=송경재 정지원 특파원】 미국의 셰일 석유 붐이 유전지대인 멕시코만의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요동치지 않는 배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셰일석유 유전지대인 노스다코타, 텍사스 서부는 하비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셰일석유 생산에는 전혀 차질이 없는데다 그동안 쌓아 둔 석유재고가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신 미국 달러가치는 하비 충격에 단기 하락압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올해에만 14%상승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9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가 몰아쳤던 당시 유가는 폭등했지만 이번에는 되레 유가가 떨어지고 있다.
셰일석유로 허리케인에 따른 석유생산 차질이 제한되고 있는데다 정유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석유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셰일석유 덕에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대 산유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석유생산 확대가 충격을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오일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글로벌 에너지 분석 책임자인 톰 클로자는 "(시장에) 석유가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카트리나 당시와 달리 하비가 몰아닥친 지금은 멕시코만의 석유생산 비중이 높지 않다.

RBC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2005년 미 전체 산유량의 30% 가까이를 차지했던 멕시코만은 지금은 그 비중이 반토막나 15%로 쪼그라들었다.

미 석유생산은 셰일붐에 힘입어 지난 5월 현재 하루 920만배럴을 기록했다. 허리케인 리타와 카트리나가 엄습했던 2005년, 허리케인 아이크와 구스타브가 멕시코만을 강타했던 2008년 당시 미 산유량의 2배에 이른다.

FBE 에너지는 멕시코만과 텍사스주 산유량이 하루 78만배럴 줄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이 쌓아 두고 있는 막대한 석유재고도 또 다른 완충판 역할을 한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 석유재고는 4억6300만배럴에 이른다. 여차하면 시장에 풀 수 있는 전략비축유(SPR) 7억배럴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미 정유공장들도 유가 상승을 막는 주요 변수가 됐다. 멕시코만을 따라 공장들이 늘어선터라 하비 여파로 가동이 중단된데다 그동안 석유제품 생산을 크게 늘려 재고가 막대하다는 점이 유가 상승을 막았다. 이날 미 석유 기준물인 서북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뉴욕시장에서 전일비 배럴당 13센트(0.3%) 내린 46.44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이날 온스당 1313.10달러(약 147만원)까지 올랐다. 미 달러는 2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뒤 오후에 반등했다. 하지만 미 달러는 올해 유로에 비해 가치가 12%나 떨어졌으며 일본 엔에 비해서는 6.2%가 하락했다. 유로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유로당 1달러20센트까지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값의 최근 흐름을 분석했을 때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CNBC는 올해는 금이 2011년 이후로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가치는 단기 하락압력에 직면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는 이번달 들어서만 가치가 0.6%나 폭락하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략가인 키트 쥬크스는 "정치적, 지정학적, 사회적, 자연재해 등 모든 요소들이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도 달러를 끌어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ETX 캐피털 마켓츠의 네일 윌슨 선임 시장 분석가는 달러의 약세를 반전할 수 있는 요소가 지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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