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느님"
'치킨+하느님'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랑받는 대표 음식 치킨.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끝판왕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 OEC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15.4kg이다. 치킨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닭의 무게가 약 1Kg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연간 치킨 14~15마리를 먹는 셈이다.
한 음식 배달앱 업체가 기획한 '치믈리에(치킨 감별사, 치킨+소믈리에 합성어) 자격증시험' 행사에 많은 인파와 관심이 쏟아지는가 하면, 한 대형 치킨프랜차이즈가 올해만 두 차례 가격을 인상 시도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인의 치킨 사랑은 각별하다.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는 치킨(닭)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소·돼지는 '그램(g)'.. 닭은 '호'
보통 소나 돼지고기를 살 때는 그램 단위로 산다 하지만 닭고기는 무게로 호수를 나눠 마리로 팔고 있다.
닭고기의 중량을 나타내는 기준은 호수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닭의 무게에 따라 5호부터 17호까지 나누고 소(5∼6호), 중소(7∼9호), 중(10∼12호), 대(13∼14호), 특대(15∼17호)의 5개 규격으로 구분한다.
호수가 무게 기준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5호는 약 500그램, 6호는 약 600그램, 10호는 1kg짜리 닭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닭고기의 품질등급은 1+등급, 1등급, 2등급의 3개 등급으로 판정한다. 외관, 비육상태, 지방부착, 신선도와 깃털, 외상 등으로 평가한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등급판정 닭고기의 98.3%가 1등급이고, 1+등급은 1.7%입니다. 2등급은 0%이다. 시중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닭고기는 1등급이라는 얘기다.
■ 우리가 먹은 닭, 따지고 보면 큰 병아리?
우리나라 농가에서 키우는 닭은 육계, 산란계, 종계로 나뉜다. 식용닭을 육계, 달걀을 낳는 닭을 산란계, 번식을 위한 닭을 종계라 부른다.
육계는 다시 브로일러, 백세미, 영계 등으로 나뉜다. 육계 품종은 대부분 서구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닭의 평균수명이 8년 정도 되지만 육계의 사육기간은 30일 남짓하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닭은 10호 닭이다. 생후 30일 정도 키우면 1kg 정도 무게가 나가며 이 시기 닭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쫄깃쫄깃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삼계탕용 닭은 일반 튀김용 닭보다 작은데 뚝배기 같은 그릇에 한 마리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계탕으로 주로 사용되는 닭은 백세미다. 산란계와 육계(브로일러)의 장점을 갖춘 교배종으로 생후 35일 정도면 도축한다.
일반 육계에 비해 육질과 식감이 좋고 가격이 싸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튀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한다.
주로 통닭구이용으로 쓰이는 육계 '브로일러'를 8~10주령 되는 '병아리'라 부르는 것을 감안할 때 결국 우리는 좀 큰 병아리를 먹는 셈이다.
서양이나 외국에선 2.9kg까지 키우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1.5kg 내외에 잡아 도축시기가 빠르다. 이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부분육 보단 닭 한 마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5kg 내외의 닭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육환경이 좋지 않은 사육장에서 기르다보니 폐사율이 높기 때문에 빨리 잡는다"고 말했다. "그램으로 파는 소 돼지와 달리 닭은 마리당 팔기 때문에 (크기가 작더라도)업체는 손해 볼 것이 없다"며 빠른 도축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먹고 남은 뼈가 새까맣다면 냉동 닭?
조리된 닭을 보고 일반인이 냉장인지 냉동인지 구분할 방법이 있을까?
냉동 닭고기는 냉동 과정에서 수분과 수용성 단백질이 함께 얼었다 해동 시 유실되면서 퍽퍽하고 질긴 것이 특징이다. 표면이 탈수되면서 고기맛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또한 들었을 때 생각보다 가볍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치킨을 먹고 난 뼈가 냉장닭은 희거나 밝은 회색을 띠지만 냉동 닭은 뼈가 검게 변하는 흑변현상(bone darkening)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조리방법에 따라 뼈 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뼈가 절단되면 많은 골수가 나와 색에 영향을 미치므로 통째로 요리하는 것이 절단하여 요리하는 것보다 검게 보이지 않는다.
고기 색이 붉고 선명해야 냉장 닭이며 수입 닭의 경우 다리 끝까지 껍질이 붙어 있지 않고 다리뼈가 드러나거나 중간 중간 껍질이 벗겨진 경우가 많다.
■ 신선한 닭 고르는 요령
1. 목, 다리 내장 등이 위생적으로 제거되어 외관상 청결한지를 잘 살펴야한다.
2. 껍질은 크림색으로 윤기가 돌고 털구멍이 올통볼통 튀어나온 것이 신선하며 주름이 잡힌 것은 피하는 게 좋다.
3. 촉촉한 정도의 수분과 살이 두툼해 폭신한 느낌을 주는 고기가 맛있다.
4. 반드시 냉장고 보관(5°C이하) 되어 있어야 한다.
5. 생산일자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방법도 좋다.
yongyong@fnnews.com 용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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