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본부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업무방해,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주요 혐의인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회사 내부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 등에 비춰 피의자의 죄책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기본적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주거가 일정한 점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사실상의 공기업에서 외부 청탁을 받고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탈락자를 합격자로 바꾸는 노골적 취업비리가 10여명에 대해 반복된 것"이라며 "2015년 군검찰 수사에서 KAI 인사팀에서 동일한 내용이 적발된 이후 부정채용된 사람만도 8명에 이르는 등 무거운 혐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본부장이 인사업무 총괄자로서 책임이 크고 영장이 청구된 후 소재를 밝히지 않고 출석에 불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KAI 수사가 장기화되고,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이 본부장에 대한 심문은 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구인이 이뤄지지 않아 하루 연기됐다. 앞서 이 본부장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준비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채용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및 뇌물공여 혐의로 이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2015년 무렵부터 공채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한 10여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부당 채용된 직원에는 최모 전 공군참모총장의 공관병, KAI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시 고위 공직자의 아들, 지상파 방송사 고위 관계자의 아들, 유력 정치인의 동생인 케이블 방송사 간부의 조카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당시 최고 경영자였던 하성용 전 대표가 개입됐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