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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다 기술 보유한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8 09:05

수정 2017.09.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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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장기업들과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6500만 달러 공동 투자
네이버가 '자율주행차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라이다는 카메라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카메라가 전방의 표지판이나 신호등을 인식하는데 활용된다면, 라이다는 더 먼곳에서 발생하는 상황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센서다. 내 차보다 수십미터 앞서 있는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켜고 우리 차선으로 들어오려고 한다는 정보 등이 수집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로 이노비즈 테크놀로지가 내년부터 완성체 업체에 공급할 라이다를 통해 다양한 도로 상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구글 등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중인 기업들이 도로 데이터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이들과 겨룰 수 있을만한 글로벌 도로 데이터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8일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라이다(LiDAR)'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글로벌 전장기업과 함께 6500만 달러(약 728억원)를 공동 투자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서 개별 기업의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라이다(LiDAR)'는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한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Radar)'와 달리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이를 통해 획득한 3차원(3D) 데이터로 센서 주변의 수십미터 이상의 반경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주변의 장애물과 앞차의 위치와 거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로 손꼽힌다.

네이버랩스가 개발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자율주행차 소개 이미지
네이버랩스가 개발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자율주행차 소개 이미지
■이노비즈, 이스라엘 라이다 기술 보유 기업
이번에 네이버가 공동 투자한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이스라엘 국방부 소속의 기술 개발 조직 출신들이 설립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라이다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라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자체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빛과 기상 조건의 변화와 관계없이 강인하게 차량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는 완성차 제조사에 탑재되는 라이다를 내년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3,4단계에 대응하는 라이다는 오는 2019년 출시가 목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라이다 시장규모는 2016년 3억 달러(약 3361억원)에서 2021년 33억 달러(약 3조 6976억원)까지 연평균 6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라이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몰리고 있다. 세계 1위 라이다 개발기업 벨로다인은 최근 포드자동차와 중국 바이두로부터 1억5000만 달러(약 16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쿼너지 시스템즈도 현재까지 1억3500만 달러(약 1529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네이버, 이노비즈 투자로 자율주행기술 고도화
라이다 업계는 초기 8만 달러(약 9600만원)에 달하던 라이다 가격을 현재 10% 수준으로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몇몇 업체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일반 차량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을 더 낮추고, 크기를 소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가 주목 받는 것은, 기술 개발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해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라이다 가격을 개당 1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또 현재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 '인지' 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미 인수한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과의 협업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송창현 대표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IT, 전자업계는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네이버는 딥러닝 기반의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접목하는 다양한 연구를 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영역의 기술 기업들과 전략적 투자와 기술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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