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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아니어도 닥칠 일.. 대중 의존도 더 낮춰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갈수록 거칠다. 관영매체를 동원한 말도 더 험악해졌다. 급기야 국내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중국 철수를 결정했다. 누적 적자가 주원인이라지만, 사드 보복과 반한 감정이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6일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 합작을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근한 협박이다. 차제에 우리도 한.중 경제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중국 덕을 본 것은 맞다. 25년 전 수교 이후 한국 경제는 '차이나 특수'를 누렸다.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자본재를 수입한 뒤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 지구촌을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채웠다. 중국 경제가 잘 나갈수록 덩달아 한국도 재미를 봤다.
하지만 '차이나 특수'는 더 이상 예전만큼 화려하지 않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중국은 뉴노멀, 곧 신창타이(신상태.新常態)를 현실로 받아들였다. 중국통인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년 전 '차이나피크 이후의 중국전략'이란 보고서에서 대중 수출 정점은 2012년, 투자는 2007년에 이미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신 중국전략은 사드 보복과 상관없이 진작에 나왔어야 한다는 뜻이다.
보복에 맞설 대응책도 몇 가지 있다. 먼저 우리가 일찌감치 중국에 부여한 시장경제국지위(MES)를 철회할 수 있다. 사드 보복에서 보듯 중국은 참 시장경제국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일본.유럽은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사드 보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있다. 중국 정부는 민간에서 자율로 하는 일이라지만,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2년 전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조항도 꼼꼼이 살펴야 한다. 최근 중국이 하는 짓을 보면 두 나라가 호혜적인 FTA 체결국이란 사실을 믿기 어렵다.
더 근본적으로는 전체 수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중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피크는 지났다. 이제 차이나 환상을 떨칠 때다. 사드 보복이 아니어도 어차피 비중을 줄여야 할 판이다. 중국 또한 사드가 아니어도 한국에 대한 자본재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태를 냉정하게 보면 이마트의 철수 결정은 한.중 경제관계의 새로운 판짜기를 알리는 서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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