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농림부 축산국장 출신 회장 비롯 전무 등 임원진 싹쓸이"
원유와 유제품의 수급 조절 및 가격안정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낙농진흥회에 농림부 공무원 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농피아' 인사들이 낙하산 형태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회장과 전무 등 임원진 6명이 외부기관 출신인고 이 가운데 5명은 농림부 출신 퇴직공무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농피아' 인사들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행태다. 농림부 축산국장 출신의 현 이창범 회장은 국정농단세력과의 공모혐의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결정(2017년 3월 10일) 되기 불과 한 달 전인 2월 6일에 총회에선 선임형식으로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이 회장은 농림부 국장 근무 시절에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 근무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전임 회장도 농림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2년 1월 19일에 선임돼 2017년 2월 5일까지 무려 5년간 낙농진흥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탄핵 정국하에서 시국이 어수선하던 금년 2월 1일, 특별채용 형식으로 자리를 차지한 낙농진흥회 안 모 전무도 농림부 부이사관(3급) 출신이다. 2013년 8월 12일에 채용돼 지난해 12월말까지 근무했던 전임 전무 역시 농림부 서기관 출신이었다.
낙농진흥회 회장과 전무 자리는 특별한 근거 없이 농림부 국장과, 부이사관, 서기관 출신 퇴직공무원들이 독식해 온 것이다. 현재 낙농진흥회는 회장과 일반직원 등 31명이 근무 중이다.
문제는 적지 않은 국비가 낙농진흥회에 지원됐다는 점이다.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수립한 '낙농진흥계획'에 따라 총 5001억원이 지원됐다. 국비 지원사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유수급조절 1306억원 △가공원료유지원 704억원 △낙농통계관리시스템 4억원 △축산자조금(우유) 222억원 △젖소개량·능력검정 572억원 △학교우유급식 1893억원 △원유소비활성화 100억원 △원유생산비절감우수조합지원 200억원 등이다
낙농진흥회는 총회회원 단체로 농협중앙회, 한국낙농육유협회, 한국유가공협회 등 3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낙농진흥회 이사는 15인으로 구성되는데 낙농진흥회장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 2인이 당연직 이사다. 이밖에 농협중앙회 추천(4인), 한국낙농육우협회 추천(3인), 한국유가공협회 추천(4인), 기타 2인은 낙농관련학계와 소비자단체 등으로 이사진이 구성되어 있다. 감사(2인)은 생산자단체 추천 생산인과 유가공업체 추천 유업체 임원이 맡고 있다.
김철민 의원은 "6년간 국비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낙농진흥회에 농피아 인사들이 연속으로 임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연직 이사가 회장과 농림부 축산국장이다. 그런데도 전임 축산국장 출신이 회장을 차지했다"며 "농피아 인사들이 관리감독을 했거나, 해야 할 기관의 임원자리를 돌아가면서 차지한다면 국비 투입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농피아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라"고 촉구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