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인천 송도 6·8공구 개발사업 좌초..진짜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1 14:50

수정 2017.10.01 20:00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대교 남단 6·8공구의 개발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국제공모를 통해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을 추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블루코어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최근 결렬됐다.

협상이 결렬된 표면상 이유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콘셉트와 미부합, 아파트·오피스텔의 세대수 확대, 사업 내용이 공모 제안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그러나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이것 이외에 뭔가가 더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을 품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블루코어 컨소시엄이 협상과정에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세대수를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은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6·8공구의 개발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업무시설(오피스텔)도 함께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인천경제청은 협상 당사자인 컨소시엄의 사업성을 높여주는 건 당연하지만 아파트 세대수만 늘리는 것은 송도를 베드타운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개발 콘셉트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앵커시설로 들어서는 68층 건물에 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시설을 일정부분 넣을 것을 요구했다.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송도에 있는 68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니트타워)의 공실률이 40%인 점을 예로 들며 업무시설을 늘릴 경우 사업성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인천경제청은 협상이 타결돼 건물을 짓는다고 해도 2025년 완공되기 때문에 현재 상태와 공실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도의 발전 속도가 빨라져 7∼8년 뒤에는 인구와 기업수가 늘어나 공실률이 현재 수준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토지가격을 둘러싼 이견도 빼놓을 수 없다.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6·8공구 토지를 시가·감정평가액이 아닌 조성원가 이하로 매각할 것을 요구했으나 인천경제청은 이를 거부했다.

토지의 조성원가 이하 매각은 유명 산업을 앵커시설로 유치 시 인센티브로 주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지금까지 1·3공구를 제외하고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짓는데 토지를 감정평가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 적은 없었다.

이 밖에 인천경제청과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68층 건물의 건설 시기, 대관람차 규모, 거인국 동화마을의 관광객 유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인천경제청의 주장은 상당부분 사실과 틀리다고 반박했다.

먼저 개발 콘셉트와 맞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애초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에 부합하는 개발제안을 하지 않았다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인천경제청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토지대금도 주변 시세를 고려한 시가를 제시했으며 조성원하 이하 가격으로 매각을 요구한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무시설 확대의 경우 컨소시엄이 제안한 6·8공구 개발사업에 이미 10만여평의 업무, 호텔, 상업 등의 비주거시설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인천경제청에서 용적률을 상향해주지 않는 한 68타워내 대단위 업무시설의 추가 설치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대수 규모 확대도 사업대상지 내 용도별 면적의 총량에 맞춘 한도 내에서 시설의 재배치만을 통해 국제도시컨셉에 맞는 개발을 제안했으며 아파트 및 오피스텔 위주의 개발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과 블루코어 컨소시엄은 이번 협상 결렬에 따른 책임 소재를 두고 앞으로 법정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6·8공구의 개발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대부분 공모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결렬 시 2순위자와 협상을 진행하지만 인천경제청은 “2순위자는 없다”며 2순위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소송 가능성이 높아 당장 재공모 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개발 방향에 맞도록 6·8공구를 개발할 것”이라며 “상당 기간 개발이 지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