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시중 유통 생리대·기저귀 안전"
식약처는 28일 충북 오송 본부에서 "유통 중인 생리대에 존재하는 인체 위해성이 높은 VOCs 10종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해평가를 한 결과 VOCs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발암성과 생식독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에틸벤젠, 스티렌, 클로로포름, 트리클로로에틸렌, 메틸렌클로라이드, 벤젠 등 VOCs 10종에 대해 이뤄졌다.
이영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 부위원장은 "생리대 VOCs 1차 전수조사를 한 결과 국민이 사용하는 생리대 가운데 안전성 측면에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은 없었다"고 밝혔다.
생리대안전검증위는 식약처가 생리대 안전성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의료·분석·위해평가 전문가 그룹으로 정부의 이번 위해성 평가를 감독했다. 조사 대상인 2014년 이후 국내 유통(제조·수입), 해외직구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총 61개사의 666개 품목과 기저귀 5개사의 10개 품목으로 모두 안전역이 1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역은 생리대 VOCs가 인체에 흡수되는 전신 노출량과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는양인 독성 참고치를 비교한 값으로 1 이상일 경우 안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 부위원장은 "생리대의 VOCs이 피부에 100% 흡수된다고 가정하고 하루 7.5개씩을 한 달에 7일간 평생 사용하는 조건으로 위해성 평가를 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며 "팬티라이너는 하루 3개씩 매일 평생 동안 사용하는 경우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어린이용 기저귀 10개 품목도 함께 조사한 결과 생리대에 비해 낮은 수준의 VOCs가 검출됐지만 위해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동희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생리대 VOCs 검출시험 결과 생리대의 인체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역학조사까지 실시할 방침"이라며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를 통해 생리대 부작용 사례를 논의하고, 환경부·질병관리본부 등과 협력해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식약처에 보고된 생리대 부작용 사례는 270건이며, 소비자원과 여성환경연대에 들어온 보고는 각각 80건, 2700건이다.
식약처는 연말까지 남은 74종의 VOCs에 대한 전수 조사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농약류(14종)·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3종)·고분자흡수체의 분해산물인 단량체(Acrylic acid)에 대해서는 내년 5월까지 검사를 완료해 발표할 예정이다.
■생리대업계 "유해 논란 유감, 공동자율규약 마련"
생리대 제조업체는 식약처가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억울함을 내비쳤다. 그동안 생리대업체들은 생리대 위해성 논란을 제기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가 진행한 유해물질 방출량 실험 결과 발표 이후 집중 포화를 맞아왔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VOCs의 유해성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 시민단체와 대학교수의 자극적인 연구결과 발표로 소비자들의 불안과 혼란을 야기시킨 데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공장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된 상태로 유통채널과도 협의가 필요한 만큼 언제부터 재기할지 아직은 미정"이라며 "생리대가 피부에 닿는 제품으로 제품 개발 기간이나 검증 기간도 길어 당장 제품 리뉴얼이나 신제품을 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깨끗한나라, 엘지유니참, 웰크론헬스케어, 유한킴벌리, 한국피앤지 등 생리대·기저귀 제조업체 5개사는 "유해 논란은 유감이지만 안전성을 더욱 높이겠다"며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5개 업체는 "안전성과 관계없이 검출 여부에 대한 혼란과 우려가 증폭된 점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식약처 발표에서 나타난 VOCs 수치는 일반적인 관리 기준보다 현격히 낮아 위해성과 연계하기 어렵다. 안심하고 생리대를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식약처가 생리대제조 기준을 마련해줄 것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생리대업체도 이번 유해성 논란을 계기로 10월1일 공동 자율안전 규약을 마련해 지키기로 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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