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개미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번식이 가능한 살인 개미의 여왕 개체와 주요 서식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살인 개미가 발견된 감만부두를 돌아본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맹독성 붉은 독개미 집이 발견된 컨테이너 야적장 주변을 파내 우두머리격인 여왕개미를 찾고 서식지 전체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알을 낳는 여왕개미가 한 마리인 '모노지니(monogyne)'라면 다행이지만 여러 마리인 '폴로지니(pologyne)'라면 서식지를 많이 만들어 개미집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미집이 발견된 야적장 아스팔트 아래 틈 주변 20∼30m까지 살인 개미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어 "발견된 개미집 자리에 농약을 통째로 부었는데 금세 스며들었다"며 "아직 여왕개미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개미집 외에 통로로 연결된 다른 개미집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감만부두 외곽을 돌아본 결과 살인 개미 흔적이나 서식지 환경과 비슷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는 류 교수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는 괜찮은 먹이나 서식지가 있으면 다른 개미를 불러들이는 타입"이라며 "개미집을 구축한 상황을 보면 국내에 반입된 지 꽤 시간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살인 개미의 외부 반출 우려에 대해 류 교수는 "교미한 여왕개미는 날개를 떼고 땅속으로 들어가 왕국을 구축한다"며 "여왕개미가 아닌 일개미가 컨테이너 차량에 붙어 나간다고 하더라도 난소가 없으므로 번식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살인 개미가 외부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감만부두 외에 살인 개미 서식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만약 발견한다면 위협 시 집단 공격성향이 있는 독개미를 절대 건드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감만부두에서 붉은 독개미의 서식지가 추가로 발견되면 주변을 아스팔트 등으로 완전히 덮어 외부로 못 나오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검역 당국이 살인 개미에 대한 대비나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항만에서 개미가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아 트랩도 설치하지 않았다"며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유해 곤충 등의 반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경북 김천시 검역본부에서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시, 국립생태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붉은 독개미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연다.
회의에서 붉은 독개미 집이 발견된 컨테이너 야적장 주변을 중장비로 2∼3m 깊이로 파내 서식지를 파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붉은 독개미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 붉은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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