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64)은 은퇴한 회계담당자로 한 패당 100달러짜리 포커를 즐길 정도로 부유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총격범 스티븐 패덕의 동생인 에릭 패덕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총격범에 대해 "그는 비디오 포커를 즐기고 크루즈를 타는 부유한 사람이었다"며 "원하는 건 무엇이든 살 형편이 됐고 한 패에 100달러짜리 포커를 쳤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총격범은 민간 조종사 면허증과 함께 비행기 2대를 갖고 있으며 알래스카에서 사격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에 인수합병된 기업들 중 한 곳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부터는 텍사스주 메르키트의 서민 아파트 단지에서 매니저로 일했고 이 단지 내 아파트도 소유했었다.
이후 2013년부터 라스베이거스 근교의 시골 마을 모스키트에 있는 은퇴자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마리루 댄리(62)와 동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동거인 댄리는 부유층 고객을 담당하는 카지노 호스티스였다고 NYT는 전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링크드인 계정에 따르면 댄리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네바다주 레노에 위치한 애틀랜틱 카지노에서 근무했으며 '클럽 파라다이스' 회원들을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럽에 소속된 이들은 호텔측으로부터 객실 할인 등 편의를 제공받는 '큰 손' 고객들이다.
총격범은 6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27년전 이혼했으며 자녀는 없다고 LA 경찰측은 밝혔다. 전 부인은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에 거주하고 있으며 몇년간 총격범과 연락을 주고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범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연관돼있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내가 아는 한 어떠한 정치집단이나 종교집단, 백인 우월주의와 연계돼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IS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공격은 IS 전사에 의해 감행됐다"면서 "그는 (IS 격퇴전에 나선) 동맹에 참여한 국가를 타깃으로 삼으라는 부름에 응해 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아마크 통신은 "라스베이거스에 공격을 가한 사람은 몇 달 전에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면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현재까지 총격범과 IS간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격범의 아버지 벤자민 패트릭 패덕은 사이코패스 성향의 범죄자로 확인됐다.
벤자민은 지난 1961년 여러 차례 은행강도를 저지른 혐의로 1961년 기소됐으며 2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1968년 라투나 연방교도소에서 탈옥했으며 1970년대 FBI의 '최악의 지명수배자 10인' 명단에 올랐다. 그는 이후 1978년에 오레곤에서 불법게임 운영으로 다시 체포됐으며 자살성향의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몇년 전 사망했다고 총격범의 동생이 밝혔다.
패덕은 지난달 28일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에 투숙했으며, 이달 1일 밤 호텔 앞 컨트리 음악 콘서트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최소 58명이 숨지고 515명이 부상한 것으로 경찰 당국은 파악했다.
그는 범행 직후 경찰이 호텔 방에 진입했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으며, 주변에서는 10자루 이상의 소총이 발견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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