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9일 "연휴 후에도 복통, 발열 등의 증세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처치법을 숙지해두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 과식으로 인한 위장장애 환자 많아
지난해 추석 대전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를 증상별로 살펴보면 복통, 구토, 두통, 열,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복통은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급성 중증질환에서 기능장애에 의한 만성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명절 전후 가장 흔한 소화기 증상으로 장염과 과식으로 인한 위장장애가 꼽힌다. 장염은 복통과 더불어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 미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감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설사가 잦거나 며칠간 변을 보지 못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아 바이러스성 장염 치료 시에는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지사제를 복용한다면 실제로는 설사로 인해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고 탈수가 심한데도 겉으로는 설사가 없는 것처럼 보여 병의 경과를 잘못 판단하기 쉽다. 설사가 심한 아이에게는 6시간에서 8시간가량 어린이 설사용 전해질 용액(포도당 전해질 용액)을 먹게 하거나 병원을 방문해 정맥주사로 수액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 위장장애의 경우 추석 때 먹는 음식이 기름진 것이 많은데다 종류도 많기 때문에 흔히 생긴다. 체한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는 질환으로 흔한 병이 담낭 및 담관 결석이다. 식사 후에 반복적으로 체한 듯한 복통과 메스꺼움이 나타난다면 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질환은 지방질 섭취가 증가하고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현대인에게 점점 많이 나타나고 있는 질병 중의 하나다. 과식과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고 평상시와 다른 양상의 복통이 있다면 병원에서 복부 진찰을 반드시 받아 봐야 한다.
■발열 동반된 피부발진 병원 찾아야
발열은 영유아를 둔 가정의 경우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체온의 높고 낮음보다는 아이의 컨디션 및 동반된 다른 증상들이 평가 및 치료에 훨씬 더 중요하다. 3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38℃ 이상의 발열, 3개월 이상~3세 미만의 어린이의 38.9℃ 이상 발열, 연령과 상관없이 40℃ 이상의 발열, 발열과 동반된 피부발진이 보이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발열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흔히 사용되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세토펜, 타이레놀, 챔프 등)과 이부프로펜 계열(부루펜, 맥시부펜, 키즈앤펜)이 있다. 이러한 해열제를 사용할 경우 발열로 인한 아이의 불편감을 감소시키고, 체온을 1~1.5℃ 낮춰줄 수 있다. 아스피린은 18세 미만에는 권장되지 않는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필요에 따라 4~6시간마다 투여할 수 있지만 함께 투여하지 않으며, 교차로 2시간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 단, 24시간 내에 각 5회 이상 투여해서는 안된다. 이부프로펜은 6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두 약물의 용량은 모두 아이의 연령이 아닌 체중에 따라 계산된다. 해열제는 발열이 있어 필요할 때에 투여해야 하며 증상이 해결되면 중단해야 한다.
■단발성 신경성 두통에는 진통제
두통 또한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 등으로 흔한 증상이다. 가장 흔한 것은 '신경성 두통'이다. 머리 전체가 띵하고 무겁다거나 머리가 꽉 조여든다든지 뒷목이 뻐근하고 당긴다고 호소한다. 신경성 두통은 오랜 심리적 긴장상태, 불안감,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어깨, 목덜미, 얼굴, 머리 부위의 근육들이 오랫동안 뭉치게 되어 이들 근육사이로 지나가는 말초신경과 혈관이 눌려서 목덜미나 머리 전체가 멍하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두통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약제를 습관적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약제의 부작용이나 약물 의존성 만성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번 연휴는 특히 길어 연휴가 끝난 뒤 상실감을 겪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주부들의 경우 무릎, 허리 등 신체의 통증 외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지고, 자주 잠을 설치는 등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정신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홍성엽 교수는 "연휴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과 후 가벼운 스트레칭, 충분한 수분섭취 후 온찜질이나 온욕을 통해 근육을 이완하고 피로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과식을 피하고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도와준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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