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석탄산업 부활을 위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 놓은 청정발전계획(CPP) 폐기를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막으려는 각 주, 환경단체의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켄터키주의 한 행사에 참석한 프루트 EPA 청장이 예상대로 규제철폐 결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프루트는 유전이 즐비한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시 석유업체들을 대신해 EPA의 환경법규가 위법하다며 줄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석유업체를 대변하는 인물이 환경규제 주무부서인 EPA 청장이 되는 것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았지만 반환경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강행했다.
프루트는 이날 청중들에게 "과거 행정부는 (이에대해) 사과히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 나라에서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낼지와 관련해 EPA가 승자와 패자를 고르게 할 수 있도록 권력과 권위를 남김없이 활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상원 공화당 지도자인 미치 매코넬 의원이 마련한 행사로 프루트는 행사 참석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산업에 공격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행정조처들을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공조에서 미국의 대책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CPP를 그 핵심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트럼프 행정부는 CPP가 기업들에 불공정하고 또 EPA의 권한을 넘어서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맞장구를 쳐왔다.
프루트 청장의 CPP 폐기 방침 발표는 곧바로 반발을 불렀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법무장관은 곧바로 소송을 통해 폐기를 막겠다고 밝혔다.
WSJ은 슈나이더맨 장관은 소송 발언은 CPP 지속을 위해 앞으로 이어질 각 주와 환경단체들의 줄소송 포문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클라호마 법무장관 시절 EPA를 상대로 줄소송을 냈다 소송 상대방인 EPA 청장으로 임명된 프루트는 예상과 달리 곧바로 CPP 폐기에 나서지 못해왔다.
각 주와 환경단체의 반발과 함께 EPA 검토보고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EAP가 CPP를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관련규정을 마련하는 절차에 착수해야 하고, 법안을 대체하는 것과 관련해 공청회를 통한 여론수렴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과정이 생략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CPP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됐다.
줄소송을 피할 수 없고,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법정에서 판사들에게 법안 폐기의 정당성과 또 CPP를 폐기한 뒤 어떻게 탄소배출을 규제할 것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CPP 폐기가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EPA는 법안 폐기 뒤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WSJ은 최근 입수한 EPA 문서를 토대로 발전소가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탄소배출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등 규제를 좁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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