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국외 입양인의 대부' 서재송씨 67년만에 부경대 명예졸업장 받아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5 20:14

수정 2017.10.15 20:14

1950년 부산수산대 입학 6.25전쟁때 미군에 징집
제대후 아동보호시설 운영.. 전쟁고아.혼혈아 보살펴
지난 14일 부경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 서재송씨(오른쪽)가 김영섭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부경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 서재송씨(오른쪽)가 김영섭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외 입양인의 대부'로 불리는 전 '성 원선시오의 집' 원장 서재송씨(88.인천 덕적면)가 67년 만에 부경대 졸업장을 받았다.

부경대는 지난 14일 대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동문 모교방문 행사인 제7회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1950년 부산수산대(부경대 전신) 수산경제학과에 입학, 1학년을 마치고 전쟁통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서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서씨는 대학 입학 후 6·25전쟁 발발로 미군에 징집됐고, 제대한 뒤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복학하지 못했다. 서씨는 1962년부터 '성 원선시오의 집'을 운영하며 1994년 문을 닫을 때까지 전쟁고아와 혼혈아 등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보살피는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아왔다.

그는 해외로 입양된 아동의 사진과 기록카드 등 1600건의 입양기록물을 보존해 중앙입양원의 입양기록물 전산화 사업을 도왔고 어른이 된 입양 아동들이 가족을 찾는 일에 지금도 발벗고 나서 돕고 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해 제11회 인천사회복지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양유공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서 동문은 비록 소정의 학위과정을 모두 이수하지는 못했지만 모교의 명예를 높여주신 우리 대학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이라면서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아동보호시설을 운영하며 입양아동들을 돕고 우리나라 입양문화 정착에 크게 공헌해 오신 서재송 동문의 삶의 발자취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서씨는 이날 700여명의 동문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졸업장을 받은 뒤 "지난 67년 동안 대학 졸업장 없이 살아야 했던 서러움이 오늘 다 풀어졌다"면서 감격해했다. 그는 "명예졸업장을 주신 모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 인간다운 삶을 살라는 격려로 알고 착하게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