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광안리, 울산진하해수욕장 서해 바닷모래로 백사장 조성
모래수급 차질 우려
모래수급 차질 우려
【울산=최수상 기자】바다생태계 파괴와 어업피해 논란으로 최근 서해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 진하해수욕장 등 부산과 울산지역 대표 해수욕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해마다 모래유실로 곤혹을 치르는 이들 해수욕장은 양질의 바닷모래로 백사장을 복원하기 위해 매년 서해에서 채취한 모래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17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울산지역 최대 규모인 진하해수욕장은 올해 3억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채취한 모래 8000㎥를 구입, 백사장 복원에 사용했다. 지난해 4500㎥에 이어 두번째 구입이다.
울주군은 그동안 회야강 하구 강모래를 사용했으나 2014년 인근 축양장 4곳에서 넙치 등 양식어류 29t 폐사 원인으로 강모래가 지목되자 서해안 모래로 변경했다. 당초 모래 품질이 비슷한 경북 울진군의 동해안 모래를 구입하려다 실패하자 ‘금모래’로 불리는 인천 옹진군 굴업도와 덕적도 해역의 모래를 선택했다. 울주군은 이번 서해 모래 사태 장기화될 대비해 진하해수욕장 주변 지역 해안 모래를 이용해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은 부산 수영구가 지난해 옹진군과 올해 초 태안군에서 각각 3만㎡ 가량의 바닷모래를 구입해 백사장을 복원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양질의 모래로 백사장을 채우기 위해서는 서해 모래 외에는 마땅한 게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290억원이 투입된 모래복원사업을 통해 2012년 말부터 2015년까지 충남 태안반도 앞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채취한 모래 58만㎥를 들여왔다. 복원 초기 흙바람 비산 등 문제가 발생한 것도 ‘뻘’(개흙)성분이 포함된 서해 바닷모래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해운대해수욕장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복원사업과 병행해 모래유실 방지를 위한 330m 길이의 수중방파제 등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울산과 부산 환경단체들은 해마다 모래 유실과 복원을 거듭하기보다는 모래유실 원인을 철저히 규명,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해양생태계 파괴, 바다어장 황폐화 등을 호소하는 환경단체와 수산업계 반발로 올 1월 남해EEZ 골재채취가 중단되면서 시작된 바닷모래 사태는 3월과 9월 옹진군과 태안군 해역 모래채취까지 중단되는 등 확대됐다. 서해에서 유일하게 바닷모래 채취가 진행 중인 곳은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서해EEZ이지만 이마저 허가량(981만㎥)의 90% 이상 채취가 끝나 올해 말이면 모두 중단된다.
서해 바닷모래에 의존해오던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건설업계는 일찌감치 모래 파동을 우려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환경단체 등은 일부 골재 채취업자들이 소금기를 빼지 않은 불량모래를 유통, 건축물 안전까지 위협하다고 주장한다. 해양수산부는 연말까지 해결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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