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청산된 모태펀드 문화·영화계정 분석결과, ‘원금회수 못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07:47

수정 2017.10.18 07:47

광해, 왕이 된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청산된 모태펀드의 투자실적을 따져본 결과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원금 회수가 되는 기준점인 수익배수 1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 병)이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다 청산·종료된 476개 투자건을 분석한 결과 총 4230억원을 투자, 4090억5000만원을 회수해 평균 수익배수 0.97을 기록했다. 450개 작품에 대한 직접투자와 26개 문화산업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실시한 결과다.

장르별 수익배수를 따져보면, 음원에 대한 투자 수익배수가 1.0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지분투자(1.02), 영화(1.01), 방송콘텐츠(0.99)가 이었다. 출판은 0.18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투자건이 1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해 봤을 때, 다른 장르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477건의 투자건 중 217(45.5%)개 투자건의 수익배수는 1을 넘지 못했다. 특히 수익배수 0을 기록한 투자건은 27건에 달했다. 이 중 12건이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였다. 전체 지분투자건수가 26건인 것을 따져보면, 지분투자는 작품투자에 비해 투자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가장 큰 수익률은 얻은 투자건은, 게임회사 ㅇㅇㅇ에 대한 지분투자였다. 10억원을 투자해 182억원을 벌어들였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과 ‘광해’는 각각 수익배수 3.07, 2.85로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변호인’에 대한 모태펀드의 투자액은 5억원에 불과했고, ‘광해’는 4억을 투자받는데 그쳤다. 이는 영화 장르의 평균 투자액인 9억 7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영화 ‘변호인’과 ‘광해’는 영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시발점이 된 작품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영화장르로 몰리는 현상도 확인됐다. 영화는 전체 투자액 4230억원의, 53.4%인 2261억원을 차지했다. 반면 영화산업보다 2배 이상 큰 시장규모를 가진 게임에 대한 투자는 22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의 5.3% 수준이다.
애니메이션/캐릭터, 공연, 전시 등의 장르에 대한 투자액수 역시 영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유은혜 의원은 “모태펀드는 ‘수익률’과 함께 ‘산업의 마중물 역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투자실적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투자내용도 특정장르에 편중되어 있다”며 “모태펀드가 본격 출범한지 10년을 맞이하여, 모태펀드의 위상과 역할을 총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산업 분야의 재원 운용에 있어서 손실 위험이 따르는 투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 분야의 90%가 넘는 중·소·영세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의 신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배수 순위 1~10위
수익배수 순위 1~10위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