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핵융합 원료 중수소 분리 시스템 개발…"분리효율 세계 최고"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2:02

수정 2017.10.18 12:02

UNIST-경남과기대 공동 연구팀, 중수소 잡는 강력한 다공성 물질 개발 
이번 연구를 주도한 UNIST 연구진의 모습_왼쪽부터 제1저자 김진영 연구원과 문회리 교수 /사진=UN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UNIST 연구진의 모습_왼쪽부터 제1저자 김진영 연구원과 문회리 교수 /사진=UNIST

【울산=최수상 기자】 수소와 중수소를 분리하는 강력한 물질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고 자연과학부 문회리 교수팀이 다공성 물질인 '금속-유기 골격체(MOF)'에 간단한 처리를 해 중수소를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물질로 중수소를 분리한 효율은 현재까지 보고된 효율 가운데 세계 최고라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설명했다.

UNIST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중수소를 분리하는 원리인 '운동 양자체(KQS) 효과'와 '화학적 친화도 양자체(CAQS) 효과'를 동시에 구현한 첫 기술로, 이 내용은 미국화학회지(JACS) 표지 논문에 소개됐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발전의 핵심원료이며, 원자력 발전과 연구용 장비 등에 쓰이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중수소는 전체 수소 가운데 0.016%로 극히 미미하다. 또 수소 혼합물에서 중수소를 분리하기도 어려워 매우 비싸다.

중수소를 얻으려면 수소 혼합물에서 중수소만 골라내야 하지만 동위원소가 물리·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까다로운 분리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설계해 중수소를 효율적으로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른바 '양자체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김진영 UNIST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쌀과 좁쌀을 체(sieve)로 쳐서 분리하듯 중수소와 수소를 양자체(quantun sieve)에 통과시켜 골라낸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쌀과 좁쌀은 크기 차이를, 중수소와 수소는 양자(quantum) 차이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문회리 교수는 "기존에도 양자체 효과를 이용해 중수소를 분리하는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두 양자체 효과를 동시에 가진 분리 시스템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며 "지구상에서 귀한 자원인 중수소를 얻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의 시스템에서 두 양자체의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는 전략은 그간 분리하기 어려웠던 삼중수소 같은 다양한 동위원소와 가스 혼합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중수소뿐 아니라 다양한 가스 혼합물을 효율적으로 분리할 새로운 아이디어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오현철 경남과기대 교수, 마이클 허셔(Michael Hirscher)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강성구 울산대 교수가 참여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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