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닥터 둠' 마크 파버, 인종차별 발언 역풍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7:59

수정 2017.10.18 17:59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닥터 둠' 마크 파버가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으로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미국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CNBC, 블룸버그통신 등 다수의 방송사들이 그의 방송출연을 더이상 요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파버가 몸담고 있는 투자회사 중 최소 한 곳에서는 그에게 이사진 사임을 요청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3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뉴스레터 '글룸, 붐 앤드 둠'에서 "흑인이 아닌 백인이 미국을 세운 것을 신께 감사하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은 짐바브웨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다수의 백인 밑에서 경제적, 정치적 고생 없이 최소 200년을 누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가 해당 뉴스레터에서 기본소득 논란과 남부연합 동상 철거 문제를 언급하면서 나왔다. 지난 8월 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시의회가 노예해방을 거부했던 남부연합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하자 백일우월주의 단체, 네오나치즘, 대안 우파 단체 등이 연합해 폭력 시위를 벌여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파버는 남부연합 동상을 '훌륭한 사람들의 동상'이라고 부르며 "이들이 죄를 지었다면 그건 모든 사회가 5000년 넘게 해오던 것, 바로 인구의 일부를 노예로 유지하는 것을 옹호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즉각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CNBC, 블룸버그통신 등 방송사들은 더이상 파버에게 방송 출연을 요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버가 이사로 몸담고 있는 캐나다 투자자문사 스프랏은 그에게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피터 그로스코프 스프랏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버의 발언에 "깊이 실망했다"며 "이는 완전히 수용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센 비난에도 파버는 조금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비판받아야 한다면 나는 인종주의자로 불려야 할 것"이라며 "일본은 '난징대학살'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엄연한 역사조차 부인하는 일본과 달리, 자신은 최소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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