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문연 신화테마파크에 캐릭터 IP 제공
토종 캐릭터의 컨셉트 녹인 테마파크는 처음
라바 영화, 해외 테마파크 시장 공략 등 다각화 추진
"전연령대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 있어 가능"
라바와 윙클베어, 로터리파크 등 아이는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잘 아는 토종 만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테마파크가 제주에 들어섰다. 람정제주개발이 2조원을 투입해 만든 신화테마파크가 그 주인공. 한국의 캐릭터를 테마로 놀이 기구를 설계하고 특정 공간을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바, 윙클베어 등의 캐릭터는 '변신로봇 다이노코어 울트라디버스터 5단합체 티라노'처럼 발음도 쉽지 않은 긴 이름을 3세 이상 남자아이뿐 아니라 엄마까지 줄줄 외우게 한 변신 로봇 '다이노코어'와 태생이 같다. 지난 2003년 설립된 글로벌 애니메이션 기업 '투바앤'이다.
토종 캐릭터의 컨셉트 녹인 테마파크는 처음
라바 영화, 해외 테마파크 시장 공략 등 다각화 추진
"전연령대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 있어 가능"
최근 만난 김광용 투바앤 대표는 인터뷰 내내 '성공'이란 단어에 고개를 저으며 "이제 기반을 닦은 것일 뿐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며 웃었다.
■토종 캐릭터로만 꾸민 첫 테마파크
투바앤은 애니메이션 사업뿐 아니라 L&M, 게임개발, 유통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비즈니스 확대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람정제주개발과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맺고 57만㎡ 규모의 신화테마파크를 개장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신화테마파크는 람정제주개발이 만든 신화월드내 위치한 놀이시설이다.
김 대표는 "놀이기구 설계부터 특정 공간 디자인까지 특정 회사의 콘텐츠로만 전체 테마파크를 꾸민 것은 한국의 캐릭터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회사 자체로도 큰 전환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캐릭터나 콘텐츠를 그대로 녹인 테마파크로 디즈니 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꼽을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같은해 11월 계약을 체결해 진행됐다. 관람객이 테마 파크 입구에서 들어서면서부터 나설 때까지 캐릭터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놀이기구를 만드는 외국계업체는 사전에 투바앤에 검수를 받았다는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외 많은 유명 캐릭터를 제치고 투바앤이 선정된 배경에 대해 그는 "해외에도 알려진 캐릭터를 보유한 데다 특정 타깃층이 아닌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3년부터 '중국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라바는 3년사이 '300억 뷰(View)'를 기록했다.
신화테마파크는 투바앤의 중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투바앤은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입장료에 대한 로열티·국내 최초 4D 돔 씨어터인 '로터리파크' 영상 상영·MD 상품 독점 남품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투바앤은 향후 테마파크로 해외 시장 공략까지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투바앤 캐릭터의 인기가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테마파크 설립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제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 3년 안에 '동남아 테마파크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보여줄것 무궁무진, 100년 토대 구축할 것"
그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1차 콘텐츠를 바탕으로 2차, 3차 콘텐츠로 확장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산업으로 규정했다. '캐릭터 사용권(라이센싱)'만으로는 막대한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과 비용을 소화할 수 없어 연관 산업으로의 사업 확장이 필수라는 것이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그 이유다. 투바앤도 '라바 시즌4'는 러닝타임을 7분으로 늘려 드라마형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매년 20편의 신작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사업은 아이디어 제시부터 마케팅 단계까지 5년 이상 걸리고 3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다"면서 "성공 확률이 크지 않지만 캐릭터가 브랜드화돼 자리잡으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져 사업 확장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사업이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투바앤을 '성공'한 기업으로 꼽는 것도 캐릭터가 브랜드로 자리잡은 이후 펼쳐질 일들을 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할 준비가 된 것이다. 지금부터 메인 게임"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기술이나 플랫폼에 대응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투바앤 100년 토대'를 닦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을 하면서 나아가야할 '길'을 몰라 뼈저린 실패도 경험했고 현실 자체도 암담했다"며 "한국영화가 쉬리 등장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처럼 투바앤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쉬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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