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가 6분기 연속 호실적을 발판으로 IT 기술 접목을 꾀하고 있다.
1925년 4월 설립된 캐터필러는 광산용 트럭, 굴삭기, 콤팩터 등 다양한 건설·광산 중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이 업체의 매출실적은 세계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돼 ‘세계경제의 풍향계’로 불린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캐터필러가 밝힌 올해 3분기 매출은 114억 달러로 월가에서 예상한 107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은 15억 8000만 달러로 6분기 동안 호조세가 이어졌다.
유럽·아프리카·중동 내 자원산업 분야 기계소매량은 57% 증가했다. 건설산업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58% 상승했다. 중장비 제조부문은 지난해 기준 매출 40%를 차지하는 기업 최대사업이다.
캐터필러는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IT 분야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4월 독일 건설산업 박람회 바우마(Bauma) 2016에서 더그 오버헬먼(Doug Oberhelman) 당시 CEO는 ‘스마트 아이언 시대’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캣 커넥트(Cat Connect)라는 이름의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이 중장비에 적용됐다. 이는 차량 위치정보와 운용상태를 원격으로 파악한 뒤 공사현장에 장비를 투입, 작업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캐터필러 제품지원사업부 하토리 이노스케 매니저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캣 커넥트는 프로덕트 링크와 비전 링크 등 2개 구조로 이뤄졌다”며 “프로덕트 링크가 차량가동·위치정보 등을 수집하면 비전 링크가 시각화해 사용자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3세대 굴삭기의 경우 자체시험 결과 연료소비량과 유지보수 비용이 각각 25·15% 감소했고 작업효율이 45% 높아진 걸로 조사됐다.
최근 출시된 전력기술 서비스는 발전기 세트 위치·상태를 모니터링 한 뒤 유지보수와 성능최적화 정보 등을 제공한다. 캐터필러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원격 및 증강현실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IT 업체에 대한 투자 확대 역시 이 같은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캐터필러는 지난 7월 호주 로봇업체 패스트브릭 로보틱스(Fastbrick Robotics)에 2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 업체는 위험한 작업을 원격조종 로봇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투자로 이 기술을 확보한 뒤 자사 고객에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올라이트(Alight)에 대한 전략적 투자 역시 이뤄졌다. 올라이트가 개발한 클라우드 제품을 캣 마인스타(Cat Minestar)에 접목, 고객사 재무정보 등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캐터필러 짐 호킨스 이사는 “캣 커넥트 일종인 캣 마인스타는 모든 장비 브랜드와 협력해 기계시스템 데이터를 확보해 사업결과에 도움을 준다”며 “올라이트와의 협업은 고객사에 이익마진 및 현금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mw@fnnews.com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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