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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지지고 볶다보니…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증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6 20:30

수정 2017.10.26 20:30

국내 여성 폐암환자 85% 이상이 비흡연자
직접 요리하는 경우 많고 음식할 때 기름 많이 써
가정.직장서 간접흡연 노출.. 남성보다 발암물질에 취약
[yes+ Health] 지지고 볶다보니…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증가

[yes+ Health] 지지고 볶다보니…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증가

폐암은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여성에서도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폐암은 흡연이 주요 원인이지만 국내 여성 폐암환자들은 85%이상이 비흡연자다. 따라서 흡연 외 다른 요인들이 폐암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암센터 폐암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2014년에 폐암 수술을 받은 2948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환자가 831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의 폐암 발생률은 1999~2013년 사이에 연평균 0.9%씩 줄어든 반면, 여성은 1999년 이후 연평균 1.6%씩 증가하고 있다.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연기 자욱한 환경 노출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는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226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76명을 조사해 여성 폐암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그 결과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육체적, 심리적으로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지만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요리할 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연기가 자욱한 환경에 많이 노출됐다. 또 튀기거나 부침 요리 등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가정 또는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많았고 노출시기도 빨랐다. 집 안에서 흡연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외 부모 형제 중에 폐암이 있었던 비율은 6.8%이었고 주로 어머니와 여자형제의 비율이 높았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는 "여성 폐암의 원인을 여성의 생활 패턴과 주변 환경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어느 정도는 예측한 결과를 얻었다"며 "특히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간접흡연의 노출이 많았고 노출 시기도 빨랐다는 점에서 간접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여성, 발암물질에 남성보다 취약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이는 조기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폐암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객담(가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암 발생 위치에 따라 피가 섞인 가래나 흉부 통증, 쉰 목소리, 호흡곤란, 두통, 오심, 구토, 뼈의 통증과 골절 등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지만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다만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을 호소할 만큼 기침은 폐암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기침을 할 때 출혈이나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는 등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여성 폐암은 흡연으로 생기는 남성 폐암과는 세포형과 발생 부위가 다르다. 남성 폐암은 기관지점막을 구성하는 세포의 변형으로 폐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이 많다.

반면 여성 폐암은 폐의 선세포에서 생긴 선암이다. 이는 국내 폐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대개 간접흡연과 관계가 깊다. 다른 폐암 세포보다 크기가 작아 발견이 쉽지 않다. 폐 모서리에서 처음 생겨 림프절, 간, 뇌, 뼈, 부신 등으로 잘 전이돼 사망률도 높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의 발암물질에 취약하다. 남성에 비해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능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담배 필터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간접흡연 연기, 즉 담배의 끝이 탈 때 나오는 연기가 더 위험하다. 이외에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대기 중의 라돈 가스, 직업적 노출에 의한 석면 등의 물질도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암은 비소세포폐암에 속하는데 비교적 서서히 진행하므로 조기에 발견되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1~3A기 일부는 근치적 절제술을, 3A기 일부는 항암화학요법과 수술 병용치료 혹은 항암.방사선 병용요법, 3B기는 항암.방사선 병용요법 또는 항암.방사선 병용요법 후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고, 4기 때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이대목동병원 폐암센터장 이진화 교수는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비흡연자가 많은데, 폐암은 흡연으로 인한 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며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중년의 경우 검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여성 폐암 환자 발생을 예방하려면 가정 내 흡연자의 경우 금연을 하는 게 좋다.
또 주방에서 요리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작동하는 등의 관리수칙을 지켜야 한다. 요리 시에는 오염물질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 등에 민감한 노약자나 아이들은 방에서 문을 닫고 머무르게 하는 것이 좋다.
볶기, 구이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되는 요리를 할 때에는 뚜껑을 덮고 요리가 끝난 후에도 창문을 바로 닫지 말고 30cm 정도 열어서 최소 15분 이상 자연환기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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