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일 일정 시작 국빈방문 아닌 공식실무방문
라운딩후 부부동반 식사 등 총 4번 식사 함께 계획돼
북핵·무역 등 논의 진행 예정
【 도쿄=전선익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일정을 시작했다. 양국 정상은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극대화하고 굳건한 동맹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라운딩후 부부동반 식사 등 총 4번 식사 함께 계획돼
북핵·무역 등 논의 진행 예정
5일 오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통해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있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CC)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났다.
이자리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널드와 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Make Alliance Even Greater)'라고 적힌 골프 모자를 선물했다. 반갑게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클럽하우스에서 햄버거를 점심으로 먹고 마츠야마 히데키 선수와 함께 라운딩을 즐겼다.
마츠야마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와의 라운딩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딩 후에는 아베 총리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함께 도쿄의 철판구이 전문점에서 오붓하게 식사를 가졌다. 고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을 고려해 일본 최고급 와규 스테이크를 웰던으로 준비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기간 4번이나 식사를 함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첫날은 이처럼 비공식일정으로 가득하다. 2박3일, 48시간이 주는 여유다. 두 정상은 친분을 과시하며 비공식적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엔 천황과 북한납치피해자가족 면담을 비롯해 미일정상회담 등의 공식 일정을 소화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국빈 대우가 아닌 공식 실무방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천황과의 면담을 일정에 넣으며 국빈 방문과 맞먹는 대접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순방에서 북핵 만큼이나 무역 관련 안건들도 중요시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기내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순방 중 진행될 논의 대부분은 '무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대한 무역적자나 대일 무역적자에 불만을 표시해 왔기에 놀라운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날 골프와 저녁 만찬을 즐기는 사이 고노 타로 일본 외무상은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 대통령 보좌관과 회담을 갖고 라이트 하이저 미국 무역대표와 미팅을 할 예정이다.
양국은 또 이미 몇 차례 열린 미일 경제대화에서도 어느 정도 입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2주전 워싱턴에서 열린 경제대화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와 친일파로 알려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니케이신문은 당시 협상 당사자의 주장을 빌려 "정상 회담에 일본과의 FTA가 파급되지 않도록 경제 대화에서 FTA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간 회담에서 불필요한 논쟁은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자칫 불리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무역 관련 문제를 사전에 막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이방카에게 생일 꽃다발과 함께 돈다발을 안겨줬다. 이방카가 주도하는 여성기업가 지원 기금에 5000만달러(한화 약 557억원)를 선 듯 내놓은 것. 딸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는 트럼프의 성향을 파악하고 트럼프의 돌발행동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일기간 테러 등 사태를 막기 위해 삼엄한 경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투입된 인력만 2만1000명으로, 이는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방일 때보다 5000명이나 많은 규모다.
sijeon@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