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등 아시아 5개국 순방에는 백악관과 내각의 핵심 인사들이 대규모로 수행하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존 켈리 비서실장을 비롯해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특별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밀러 선임 고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등이 수행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수행하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는 취임 초 공적인 자리에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아 '은둔의 퍼스트 레이디'로 불렸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나섰다. 멜라니아는 일본, 한국, 중국 방문 일정에는 동행하고, 베트남과 필리핀에는 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존재감 드러내기 나선 멜라니아
멜라니아 트럼프는 '은둔의 영부인'으로 이미지가 굳혀졌으나 그 영향력이 실제보다 과소평가 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멜라니아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파올로 잠폴리는 "멜라니아는 아주 조용하지만 아주 똑똑하다. 그를 마네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것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뛰어나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단적으로, 새벽 2~3시 트위터 활동을 시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멜라니아라는 점을 사람들이 잊고 있다는 얘기다.
멜라니아는 최근 아동인권 및 복지, 약물중독 방지 등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남용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선포가 실은 퍼스트레이디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영향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러프 백악관 선임고문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방카가 이달 초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7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100인' 19위에 랭크된 반면, 멜라니아는 100위안에 들지도 못했다.
이방카가 당초 이번 방한 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접고, 일본 방문일정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것도 멜라니아가 이방카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중순께만 해도 청와대 측은 이방카 트럼프가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측은 표면적으로는 이방카가 본국으로 조기귀국한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세제개편'에 몰두하기 위한 것이란 이유를 대고 있으나 실상은 멜라니아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불과 한 달전 이방카의 생모인 트럼프 대통령의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가 "내가 퍼스트레이디"라고 주장, 멜라니아와 때아닌 퍼스트레이디 설전을 펼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 이방카 빈자리 쿠슈너가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은 트럼프 일행에 앞서 일본 도쿄를 방문해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이방카는 도쿄에서 열린 국제여성회의(WAW)에서 연설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하는 등 단독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방문 계획은 취소했다.
대신 이방카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다. 쿠슈너는 미·중 관계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으나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있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쿠슈너도 한·중·일만 방문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하는 국빈 만찬에는 켈리 비서실장,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틸러슨 장관, 쿠슈너 특별보좌관,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 50여 명과 한국과 인연이 있는 주한 미국인 70여 명이 참석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소연 기자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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