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청와대 상납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특수활동비에 메스를 들이 댈 전망이다. 정부측이 특활비에 대한 '국회 논의'를 공식석상에서 요청에 따라 제도개선을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활동비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상납한 특수활동비를 두고 일부는 통치자금 운운하는데 그런 돈이 정 필요하면 양성화해서 떳떳이 사용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질의에 "기왕에 이런 문제가 크게 부각됐으니 차제에 국회에서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 총리는 "안보비로 이름이 바뀌는 특활비를 완전히 투명하게 하는 것에 저항하고 경계하는 기류가 있겠지만, 제도적 장치를 가지려면 내부 개혁을 대담하게 해야 하고, 국회에서도 확실하게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내에서도 특활비 문제에 대해 여야의 이견이 크지 않은 만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관련 법안도 이미 발의되어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특수활동비 예산 총액편성의 법적근거를 명문화하면서 특수활동비의 집행내역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는 경우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예산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고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현재 특수활동비는 편성단계에서 세부내역 없이 총액으로 편성될 뿐만 아니라 집행이 이루어진 후에도 집행내역에 대한 국회차원의 사후통제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아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필요한 기관도 분명 있다"며 "다만 규모와 사용내역 등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데 당내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법안 통과를)추진 할 것으로 안다"며 당론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야권도 특활비 개선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최근 특활비 논란의 핵심인 국정원에 대해서는 예산 전체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 확보 목소리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김성태 의원은 "국정원은 예산의 전체를 총액으로 계상하여 그 구체적인 사용처 등이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점에서 국정원은 예산전체가 사실상 특수활동비나 마찬가지"라면서 "국정원 예산자체를 '국가재정법'에 맞춰 편성, 심사하도록 국정원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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