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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김시우, 한미 정상 청와대 만찬장에 참석할 뻔 했다는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8 11:03

수정 2017.11.08 11:03

박성현
박성현
미일 정상회담에서 처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골프가 한 몫을 할 뻔 했다는데…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외교부의 미숙한 조치로 그 계획은 그냥 계획으로 끝났다. 반면 일본은 이른바 '골프 외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아시아 순방 첫 번째 국가인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여성의 출입을 제한해 한때 '마초 골프장'으로 불렸던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부터 찾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예정된 라운드를 하기 위해서였다. 세계랭킹 3위인 마쓰야마 히데키가 동반을 했다.
미일 정상은 골프 마니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정상 회담 이전에도 미일 정상들은 골프 외교를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양국 간 첫 정상회담 때도 아베 총리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으로 초대해 라운드를 즐겼다. 그에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와 뉴욕에서 만나 일본산 고가의 골프 클럽을 선물했다. 그에 대한 트럼프의 답례품은 골프 의류였다. 미일 관계가 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밀월 관계를 유지한 데에는 골프가 한 몫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김시우
김시우
그래서였을까. 우리 외교 당국도 이번 한미 정상 회담에서 골프를 활용할 생각을 가진 것 같다. 물론 미일 정상간 처럼 라운드는 아니었다. 방한 첫날 청와대 만찬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성현(24·KEB하나은행)과 제5의 메이저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 김시우(21·CJ대한통운)를 합석시키는 방안이었다.

마침 두 선수가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다는 것도 만찬 초청 계획에 한 몫을 한 것 같다. 박성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CC서 열린 올 US여자오픈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상을 차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박성현의 플레이에 엄지척으로 찬사를 보냈다. 김시우는 미국에서 열린 2017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 대표로 출전해 대회 의장인 트럼프 대통령과 조우한 바 있다.

그런 두 선수가 청와대 만찬장에 참석했더라면 틀림없이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하는데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의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다. 두 선수가 이미 국내를 떠난 뒤였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중국 하이난다오서 열리는 LPGA투어 블루베이, 김시우는 멕시코서 열리는 OHL클래식 출전차 현지로 출발한 상태였다. 김시우의 아버지 김두려씨는 "아쉽다. 조금만 일찍 연락이 왔더라도 멕시코행을 포기했을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계 최강인 한국 골프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활용되지 못했지만 우리 골프가 그나마 인정을 받는 것 같아 다소 위안이 된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 골프는 해외의 인식과 달리 국내서 홀대를 받은 게 사실이다. 우리 골프가 국위 선양과 국가 신인도 제고에 일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골프 친화적 정부를 만나기는 힘들다.
그래서 선수들은 말한다. "골프를 그냥 골프로만 봐달라"고.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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