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 "프로 군인으로 자신의 장비 선택권 필요"
전문가 "우수 기업 제품들 유치하기 위한 뒷받침 돼야"
최근 육군이 전투복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PX(군내 매점)에 개인 전투장구류 및 잡화 등도 판매 대상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군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 "우수 기업 제품들 유치하기 위한 뒷받침 돼야"
특히 전방부대에 비해 보급여건이 좋지 못한 후방지역 부대의 간부들과 비공식적 루트로 군관련 잡화를 판매해 오던 소규모 업자들이 육군의 이번 사업추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후방지역 부대에 근무하는 간부는 1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업군인이 잘 싸우기 위해서 자신에게 알맞는 전투장구류를 구입하는 것은 프로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후방부대는 언제 신형 전투장 ·구류가 보급될지 모를 일이다. 한때 군 사이버 피복소에서 기능성 방한복과 기능성 전투화는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또한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개별 구매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미군들의 경우 전후방 구애없이 PX에 전투복을 비롯해 방탄헬멧에 이르는 다양한 전투장구류를 자신에 맞게 구매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 군도 그런 시스템을 갖췄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관련 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업체 종사자는 "군납 제품외에도 기업들의 아이디어로 우수한 군관련 피복과 전투장구류를 만들어 내지만, 정식 군납품으로 지정되지 않고서는 판로가 어렵다"면서 "육군이 이번 사업추진 간 기존의 획일된 구매요구서(성능요구)를 정해 두기보다는 최소한의 품질 하한선을 정해두고 그 이상의 성능이 나오는 다양한 제품들에 대해서는 성능검증을 통한 다양한 밀스팩(군용 적합 성능) 관리를 부여한다면, 장병들이 보다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전투장구류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해외 전투사례 및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그동안 장병들이 입고 먹고 쓰는 전력지원물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이라 개선사업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다"면서 "그런 문제는 과거와 현재를 보면서 군 당국이 몸으로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만 해도 적어도 전투복과 전투장구류, 개인 소총 등 각개 전투원의 보급물자는 미군과 큰 차이가 없던 우리 군이었지만 3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미간의 장병 개인 보급물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졌다"면서 "우수한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가 많아도 우리 군은 민간기술을 활용하는데 인색하다. 심지어 우리보다 여건이 좋지 못한 개도국 군대 우리 군의 전투장구류 보다 나은 보급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복관련 한 전문가는 "민간 기술 접목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능성 전투화와 기능성 방한복의 경우 국내 유명 기업이 개발을 해 장병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면서 "다만, 우수 민간 기업이 군납사업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주지 못하니 우수기업들이 사업참여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주요 기술 등 지적재산권을 포기하고 기존의 군납업체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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