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오는 12월 2일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는 법정시한 내 처리를 목표로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원내 지도부의 ‘투트랙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보전 등 주요 쟁점사항 대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험로가 예상 된다.
■예결위-원내지도부 '투트랙 협상'
국회 예결위는 지난 25일까지 여야3당 간사가 참여하는 조정소위원회를 열어 53개 부처의 예산심사를 진행했다. 그중 격론 끝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시킨 사업만 30개 부처 172건이다. 보류된 사업들의 규모는 25조원에 달한다. 특히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인상 보전, 아동수당 도입 등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사업에 대한 심사 대부분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보류됐다.
이에 예결위는 여야3당 간사가 포함된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보류안건 심사(소소위)를 열어 나머지 심사를 시작했다.
백재현 예결위원장은 회의에서 “새 정부들어 여야 간 예산안에 대한 의견차이가 상당해 어느 때보다도 이번 심사는 더 힘들고 어렵다“며 ”최선을 다해 법정 시한을 꼭 지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여야는 동시에 이날부터 3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 협의체’를 가동시켰다. 예결위 심사와 별도로 원내지도부간 협상을 통해 논의 속도를 진척시키겠다는 목표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동에 참석해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부분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 “나머지는 방향을 같이하되 그 속도와 국민부담은 조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의체에서 여야는 예결위 주요 쟁점사항 등과 함께 법인세 등 세율인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SOC 예산안, 협상 카드 되나
여야가 물밑협상을 포함한 ‘투트랙 협상’을 진행해가며 예산안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법정시한 내 처리에 대해선 정치권의 회의적 시각이 많다. ‘사람중심 경제’ 기조를 반영시킨 예산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여당과 이를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벼르고 있는 야당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추가경정예산안 때도 한차례 충돌을 빚었던 공무원 증원예산(1조원)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크다. 여당은 소방, 경찰 등 현장서비스 공무원 충원 시급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야당은 미래세대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밖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2조9000억원), 아동수당(1조1000억원), 기초연금 인상(1조7000억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5년간 30조6000억원) 등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여당은 전년대비 20%가량 삭감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추후 협상에서 주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투트랙 협상'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법정처리 시한내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제출 예산안이 자동 부의된다. 원내 121석에 불과한 민주당 의석 수를 감안할 때 야3당이 반대하면 정부안은 부결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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