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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에 실적 악화.. 금리인상으로 회사채 부담
롯데쇼핑.물산.제과 각각 1500억 규모 이어 호텔롯데 2000억 CP발행
롯데쇼핑.물산.제과 각각 1500억 규모 이어 호텔롯데 2000억 CP발행
'운명의 날'을 앞둔 롯데그룹이 시장성 차입으로 자금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오너 검찰수사, 사드 보복 등 악재가 겹친 롯데그룹이 계열사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대응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등급이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CP로 자금을 선제적으로 융통하는 분위기다.
■롯데 계열사, 신동빈 선고 앞두고 줄줄이 유동성 확보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5일 CP 3년 만기 1500억원, 롯데물산은 1년 만기 1500억원, 롯데제과는 27일물 1500억원어치를 각각 찍었다. 호텔롯데도 이날(18일) 차환용도로 약 2개월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신동빈 그룹 회장에 대한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CP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내년 2~3월에 CP 만기일이 돌아오지만 미리 발행해 차환에 나섰다. 만기도 3년으로 늘려 잡았다.
CP는 통상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단기채이지만 금리 불확실성, 그룹 리스크 등에 장기 CP를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의 신용도가 악화하면서 공모채 시장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처음"이라며 "DB금융투자에서 먼저 CP 3년물 제안이 왔다. 발행조건이 좋아 차환자금 목적으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발행이자율은 연 2.455% 수준으로 결정됐다.
롯데물산 측도 "차환용도로 CP를 발행했다"며 "보유 예금으로 대응 가능하지만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CP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또 CP 금리가 회사채 대비 금리가 더 저렴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롯데제과 측도 500억원은 CP 만기 차환용으로 발행했다. 나머지 1000억원은 단기 운용자금 마련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호텔도 올해 하반기 들어 CP를 대거 늘려가고 있다. 이번 발행물 역시 만기 차환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조기폐장된 가운데 금리인상기에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CP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롯데그룹 신용도
롯데 계열사가 유동성 확보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는 데는 그룹 신용도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AA+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 관련 오너리스크도 신용도를 흔들 수 있는 복병이다.
롯데쇼핑은 장기 CP를 발행하면서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롯데그룹 검찰수사와 관련한 오너리스크에 대한 부분도 명시했다.
설명서는 "검찰은 작년 5월경 분할 전 회사 등 계열회사로 하여금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혐의로 신동빈 회장을 기소했다"면서 "상기 형사재판의 최종결과는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자에게 "재판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평판에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의 신용도 저하는 계열사에 줄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계열사의 회사채에 롯데지주는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롯데지주는 롯데쇼핑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롯데쇼핑의 신용도에 영향을 받는다.
롯데쇼핑의 신용도 악화로 같은 달 롯데제과(AA+)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된 바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여파도 컸다. 중국사업 부진과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호텔롯데의 신용도도 흔들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15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했다. 그러면서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유건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국내외 대규모 투자, 현금창출력 저하로 외부차입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면세부문의 사업 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면세.호텔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3.4분기 누계 연결기준 653억원의 영업손실로 중단기적으로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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