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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노선 다른채 국민-바른 통합” 한국당 ‘이질적 짝짓기’ 평가절하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0 17:37

수정 2017.12.20 17:37

“독불장군식 전당원투표 국민 반감만 살것” 비판
탈당파 한국당 입당 기대
자유한국당은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선언과 관련, 정책 노선과 이념에서 다소 이질적인 조합이라는 판단을 하면서도 바른정당내 추가 이탈자 현실화에 내심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내친김에 이번 국민의당 발(發) 정계개편 움직임을 토대로 원내 1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온다.

양당이 중도보수 노선을 표방하면서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각 당내 반발이 심한 데다 정책과 이념측면에서 괴리가 큰 만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 정책적 이질감이 큰 양당 통합 추진을 놓고 어떤 판단을 할 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 삶의질 향상이라는 정책적 본질과 이념적 노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기보다는, 그저 지방선거 앞두고 승률을 높이기 위한 정치세력간 짝짓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당원투표제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양당 통합의 당위성과 명분을 미리 여쭤봐야 한다"며 "'우리는 통합할테니 나갈 사람은 알아서 나가라'라는 식의 독불장군식 통합은 국민들은 물론 양당 당원들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만 확산될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바른정당내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후 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선 일말의 기대감을 표출했다.

3선 출신의 한 의원은 "어차피 한지붕 세가족 시스템을 불안하게 유지할 수 없다면 이번 안철수 대표의 통합 추진 선언을 명분으로 바른정당내 추가 탈당파 의원들이 나올 수 있다"며 "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이라는 큰 명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가복당을 위한 물밑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안 대표의 중도보수통합론이 한국정치 지형에 큰 휘발성을 띠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나왔다.


이 의원은 "안 대표와 바른정당 수뇌부가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에 실망한 보수층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실망한 중도층을 사로잡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합리적 보수 재건을 바라는 보수층은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보다는, 한국당의 당 쇄신과 개혁의 방향성에 따라 한국당 지지를 다시 보낼 지를 결정하지, 결코 중도보수정당에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와 바른정당 수뇌부의 통합 추진은 국민의당내 호남세력을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바른정당내 추가 탈당을 초래할 뿐 이렇다할 통합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마이너스 정치'를 부추길 것으로 한국당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안 대표가 이날 통합추진 선언을 하면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및 통합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보는 데 반해 바른정당 지도부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는 상황 자체가 양당간 통합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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