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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X 부진에 '배터리 게이트'까지 '사면초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5 15:20

수정 2017.12.25 15:20

애플, 아이폰X 부진에 '배터리 게이트'까지 '사면초가'
애플이 야심차게 선보인 아이폰텐(아이폰X)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떨어 뜨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미 아이폰X을 구매한 이용자들 다수가 제품 성능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애플의 구형 아이폰에 대한 인위적인 성능저하 조치는 충성도 높은 마니아 층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초고가 프리미엄폰 아이폰X이 성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판매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투자자문사인 코웬의 칼 애커맨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이폰 마니아들은 아이폰X보다 이전 제품들을 더 선호한다"며 "10~12월 아이폰 판매량은 7900만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00만대 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지만 애플이 아이폰X에 들인 공에 비해선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아이폰X에 지문인식인 '터치아이디' 대신 선보인 얼굴인식 '페이스아이디'에 대한 보안 논란도 있다. 전용 센서를 통해 3차원(3D)으로 얼굴을 분석해 이용자 얼굴을 가려내는 것인데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페이스아이디가 형제 쌍둥이에 의해 잠금이 해제됐고, 급기야는 혈연 관계가 아닌 여성 2명의 얼굴도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은 "13세 미만 어린이 이용자나 얼굴이 닮은 쌍둥이 및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암호입력 방식의 인증을 권장한다"고 공식 권고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아이폰 이용자들이 캘리포니아주 연방 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주에서도 5명이 소송을 냈다. 애플이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 아이폰 전원이 꺼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저하시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배터리가 노후하거나 날시가 추워지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원활하게 동작시키는데 필요한 최대 전력이 공급되지 못해 갑자기 꺼질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운영체제(OS)인 iOS 업데이트를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스마트폰의 구동 속도 등 성능을 일부러 저하시킨 것을 의미한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애플이 이런 조치를 사전에 이용자에게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의 아이폰 성능 저하 조치는 충성도 높은 아이폰 고객들의 믿음을 깨는 행위였다"며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스스로 문제해결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모델인 '아이폰X'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모델인 '아이폰X'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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