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형을 선고받았던 알베르토 후지모리(79) 전 페루 대통령이 결국 12년 복역을 끝으로 사면 받았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인도적 이유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퇴행성 불치병으로 계속 고통받고 있다"며 "수감생활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부정맥, 혀암 등의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건강악화를 이유로 인도적 사면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990년대 페루 경제를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으로 2009년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번 사면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평도 있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 결정을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 카드와 맞바꿨다는 것으로, 앞서 페루 의회는 지난 21일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쿠친스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8표 차이로 부결됐다. 이에 대해 현지언론들은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야권과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면에 대해 로날드 가마라 인권변호사는 "이번 사면은 가짜로, 어떤 이유로든 인도주의적 사면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며 "이는 정치적 사면"이라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