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을 통해 美와의 대화 타진....통남통미 전략
1월 10일 이후 대화 급물살 예고
1월 10일 이후 대화 급물살 예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를 위해 남·북 대화를 지렛대 삼는 소위 '통남통미'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평창올림픽(2월9일~2월25일)까지 불과 한 달여 남짓,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남북당국간 대화가 이르면 이달 초중순부터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당국간 접촉은 지난 2015년 말 남북차관급 회담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신년사를 직접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면서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대화재개를 위한 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제시, 남북당국간의 대화 뿐만 아니라 폭넓은 수준의 교류 활성화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당국간 대화재개를 직접 언급한 만큼, 연초 열흘간은 대외접촉을 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르면 1월 10일 이후부터 남북간 통신선 연결을 비롯한 회담 준비 작업이 본격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1차적인 대화통로인 통신선은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에 반발한 북측이 서해 군통신선을 끊어버린 이후 지금껏 복구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대미 메시지 부분에선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면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면서 "그 어떤 핵 위협도 봉쇄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사는 표면적으론 남측에 대해선 대화를, 미국에 대해선 위협을 가한 것으로 보여지나 궁극적으론 북·미 대화를 목표로 남·북 대화를 징검다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혀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히며, 직접적인 조건을 달지 않았다는 건 전체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이는 남측을 통로로 삼아 미국에 접근하기 위한 '통남통미'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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