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한국 영화계에 떠도는 속설이다. 인프라가 좋은 부산에서 찍은 영화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흥행작도 많아지면서 이런 속설은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올해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3일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신과함께-죄와 벌' '1987' '강철비' 등 부산영상위의 도움을 받아 촬영한 영화들이 순항 중이다. 지난 연말에 이어 박스오피스 1, 2, 3위를 차지하며 새해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지난 1일 기준 누적관객수 945만6365명을 돌파하며 올해 첫 1000만 영화의 탄생이 확실시되고 있다. 강철비(412만8609명)와 1987(247만3936명) 역시 연일 기록을 갱신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영화들은 부산을 배경으로 하거나 부산의 영화 인프라를 활용해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됐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영화 속 토네이도 장면이 영도구 옛 해사고등학교에서 촬영되는 등 부산 촬영 비중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영화는 부산영상위원회 2016 영화(드라마) 제작진 숙소지원과 제작현장 지원을 받았다. 부산시와 롯데엔터테인먼트, 부산은행이 결성한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의 투자도 받았다.
이 영화의 이정규 제작팀장은 "고층 빌딩 화재, 신축 건물 화재 현장, 소방서, 군부대 연병장 등 대규모 장면의 로케이션 촬영이 많았는데도 부산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 주고 열심히 좋은 영화를 제작하라며 격려해 줬다"며 부산영상위원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1987은 부산영상위원회의 2017 프리프로덕션스카우팅 지원을 받았다. 김정남(설경구)을 쫓는 형사들의 첫 추격신이 벌어지는 사찰은 해운정사, 신길동 대공분실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외부), 신문사는 옛 해사고등학교 해기관 1층에서 촬영했다. 이 외에도 동래별장, 정란각, 사상꼬리집 등을 영상에 담았다.
부산영상위원회 2017 제작현장 연계 워크숍 지원을 받은 강철비는 지난해 96일 동안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빌려 촬영을 진행했다.
이들 영화 외에도 올 상반기 부산영상위가 지원한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 '블랙팬서'와 '퍼시픽 림: 업라이징' '염력'(연상호 감독, 류승룡·심은경 주연), '1급 기밀'(홍기선 감독, 김상경·김옥빈 주연)이 연이어 관람객을 찾는다.
부산영상위 관계자는 "부산의 영화 인프라를 활용해 촬영한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흥행작도 계속 늘고 있다"면서 "역대 1000만 관객 작품 12편 가운데 부산영상위가 지원한 작품이 7편인데 앞으로 그 기록을 계속 경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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