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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이후 TPP 가입 고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7:13

수정 2018.01.03 17:13

美빠져…경제효과 미미할듯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새로운 무역활로를 열기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이 TPP에서 빠지기로 한 만큼 TPP 참여 자체는 영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영국 국제무역부는 최근 TPP 가입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태평양이나 남중국해에 인접해 있지 않은 국가가 TPP 가입을 논의하는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그레그 핸즈 영국 무역부 장관은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런 종류의 다자관계에서는 어떤 지리적 제한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탈퇴와 함께 표류하던 TPP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에서 11개국 출범을 위한 큰 틀에 합의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일본, 뉴질랜드, 베트남,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싱가포르)이 우선 2019년부터 TPP를 발효한다는 내용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PP를 추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FT는 영국이 참여를 확정할 경우 미국 탈퇴 이후 힘을 잃었던 TPP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다자 협정 파기와 관련, 다른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영국의 TPP 참여가 현실화되려면 갈 길이 아직 멀다. TPP 회원국들이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끝내야 하고 영국 역시 EU와 브렉시트 이후의 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치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

미국이 빠진 TPP가 영국에 가져다줄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TPP내 경제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일본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영국의 상품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11개 회원국 전부로 대상을 확대해도 8%에 불과하다.

영국 내부에서도 TPP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배리 가디너 영국 예비내각 무역부 장관은 "TPP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주요 이벤트는 아니다"라며 EU와의 무역협상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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