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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넌 "트럼프타워 회동 반역적"에 트럼프 "미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4 15:54

수정 2018.01.04 15:54

러시아스캔들 새 국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AFP PHOTO / AFP PHOTO AND GETTY IMAGES NORTH AMERICA / SAUL LOEB AND JOE RAEDLE <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AFP PHOTO / AFP PHOTO AND GETTY IMAGES NORTH AMERICA / SAUL LOEB AND JOE RAEDLE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설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계가 3일(현지시간) 파국으로 치달았다. 배넌이 곧 발간될 신간 서적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즉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현장인 2016년 트럼프타워 회동을 '반역적'이라고 평가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정신 나갔다" "쓰레기 같은 책"이라고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번 파문은 미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발간을 앞둔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라는 신간에 실린 배넌의 인터뷰 내용을 영국 가디언지가 이날 발췌, 보도한데서 비롯됐다.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인 배넌은 인터뷰에서 "2016년 6월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맏아들)와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사위), 폴 매너포트(당시 캠프 선대본부장),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을 흠집 낼 정보를 주겠다고 접근해온 러시아 정보원들 사이에 이뤄진 회동은 반역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캠프의 선임자 3명이 트럼프타워 25층에서 변호사도 없이 외국 정부 측 인물과 접촉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라며 "설사 그게 반역이나 비애국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했더라도 미 연방수사국(FBI)을 즉각 불렀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정권창출의 1등 공신으로 꼽히던 인물이 트럼프타워 회동을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현장이라고 지목하는 것과 같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이 회동을 핵심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배넌이 지목한 3명 가운데 매너포트를 이미 기소됐다.

이에 트럼프측은 배넌이 대선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그의 발언의 신뢰성을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낸 성명을 통해 "배넌이 백악관에서 해임됐을 때 일자리 뿐 아니라 정신도 잃어버렸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배넌은 나와 내 대통령직과는 아무 상관없다"며 "그는 내가 17명의 후보들을 패배시키고 대통령 후보직을 이미 따낸 뒤에 합류해 나를 위해 일한 참모"라고 덧붙였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날 성명에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서적에 대해 "백악관에 접근권이 없거나 영향력이 없는 개인들에게서 나온 거짓되고 오해하기 쉬운 얘기들로 가득차 있다"며 "쓰레기 같은 타블로이드 픽션"이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측 변호인은 이날 배넌에게 트럼프재단과 합의한 고용계약을 어기고 대통령 및 그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밀사안이나 대통령 관련 비방 정보 발설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정지명령 서한을 전달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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