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기전망지수 86
정부가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을 낙관했지만 제조업 체감경기에는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새해 들어 제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환율, 금리인상, 노동환경 변화 등 대내외 변수까지 산적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00여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 1.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6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제조업계의 BSI는 기준치(100)를 훨씬 밑돌면서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다. BSI가 100 미만이면 지난 분기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10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아직은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사들은 새해 기업경영을 위협할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환율변동(52.1%), 글로벌 긴축 기조(35.5%), 통상마찰 우려(28.6%), 북핵 리스크(24.7%) 등을 주로 꼽았다. 대내 요인으로는 노동환경 변화(68.8%),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52.0%), 가계부채(14.7%), 에너지 믹스 변화(9.3%) 등으로 조사됐다.
대내외 요인을 종합하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환경 변화, 환율변동, 금리인상이 올해 우리나라 제조산업의 '3대 리스크'로 집약됐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3%대 성장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반도체와 수출 호조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2년 연속 3%대 성장 굳히기를 이어가려면 통상마찰, 북핵 리스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리스크 관리, 노동환경 변화와 환율변동에 대한 기업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온도차도 존재했다.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95로 직전 분기(91)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내수기업은 전 분기와 같은 84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부터 13개월째 이어지는 수출 증가세가 수출부문의 체감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제주(113)만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어섰다. 한·중 관계개선으로 관광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79), 충남(78), 경남(77), 대구(73), 울산(73)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들은 BSI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경기체감도가 최악이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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