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외국인의 귀환’…새해 첫주 1조6000억 사들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5 17:33

수정 2018.01.05 17:33

지수상승 이끈 외국인, 지난달 매도폭탄과는 반대..5일에만 4300억 순매수
국내 증시 저평가 판단에 원화강세도 자금 끌어들여
기대감 커지는 1월 효과, 역대 1월은 외국인이 좌우..기관 강한 순매도세는 복병
4분기 기업실적도 변수로 반도체 등 수출주에 주목
증시 ‘외국인의 귀환’…새해 첫주 1조6000억 사들였다

증시 ‘외국인의 귀환’…새해 첫주 1조6000억 사들였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매도폭탄'으로 지수를 내려앉혔던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전문가들은 미국 지수 강세, 상대적 약달러, 새해 포트폴리오 구성 등이 연초 외국인 매수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증시 순항과 외국인 수급이 '1월 효과'에 걸맞은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상장기업들의 4.4분기 실적발표는 변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24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새해 들어 4거래일 연속 매수우위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185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거침없는 매수 행진

이 기간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액은 1조243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3282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1조750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외국인 매수 행렬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클로징(회계 결산) 시즌 종료에 따른 매수세 전환 △달러 약세로 인한 외국인의 신흥국 증시 유입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미국증시 강세 영향 등을 들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새해 들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하는 외국인이 자금 집행을 하며 매수가 매도를 웃도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국내 증시가 계속 저평가돼 있는 점이 외국인의 추가 비중을 늘리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의 상대적인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유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연말.연초에 상대적인 달러 약세가 재개되며 연초부터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연말 달러가 상대적 강세로 전환돼 시장이 정체됐으나 다시 환차익 메리트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매수 상위종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로보틱스, 포스코 등 대형주가 올랐다. 연말 종가 대비 현대로보틱스와 포스코 주가는 각각 16.27%, 10.86%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같은 기간 3% 안팎으로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 투자전략센터장은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미국 시장 움직임"이라며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나스닥이 상승하자 주가가 내려갔던 삼성전자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인 매수 '1월 효과' 긍정적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는 점은 '1월 효과'를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외국인 수급에 따라 매년 1월 국내 지수는 출렁여왔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6조252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2012년 1월에는 지수가 무려 6.65% 상승했다. 1조6369억원 순매수한 지난해에도 지수는 1.99% 올랐다. 반대로 1조6450억원 순매도한 2014년 1월에는 지수가 3.62%, 1조8859억원 매도 우위였던 2013년 1월에는 1.76% 각각 하락했다.

다만 새해 들어 기관의 순매도세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 센터장은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약달러 지속, 지정학적 요인 등 리스크 감소, 수급이 필요하다"며 "약달러는 일시적이었다가 2~3월에 재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4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는 지수 변동에 영향을 줄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등 기업 실적에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4.4분기 들어 원화가 강해지며 수출주의 원화기준 실적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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