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가 지난해 연 매출 1조4200억원을 기록하며 아시아 톱 뷰티 브랜드에 올랐다. 후속 제품인 자연발효 화장품 브랜드인 '숨'도 지난해 38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LG생건은 이들 2개 브랜드의 올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의 '아시아 최고 뷰티기업으로의 도약'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후' 연 매출 40%씩 고속성장
8일 LG생건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첫 선을 보인 ‘후’는 2004년부터 매년 4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06년부터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발탁한 이후 큰 폭의 도약을 거듭해 2009년 매출 1000억원,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 2015년 8000억원, 2016년 1조2000억원,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고속성장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내수침체와 중국 관광객수의 급격한 감소로 어려웠던 만큼 이같은 성장률은 더욱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차 부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지난해는 어려운 사업환경에 직면해 경쟁사들이 역신장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후’, ‘숨’과 같은 럭셔리 화장품의 차별화와 적극적인 중국사업 육성을 통해 크게 성장하며 탁월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후'의 성장세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를 무색케 한다. 매출 1조원 브랜드가 되기까지 보통 50년 이상 걸린 글로벌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 면에서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후'는 수십년 이상의 긴 브랜드 역사를 가진 시세이도(121년), 에스티로더(72년), SK-II(38년)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선점한 아시아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드 스토리로 국내는 물론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서 고급화 전략을 가지고 빠르게 브랜드 가치를 키워가고 있다.
■'후', '숨' 합쳐 올 매출 2조원 예상
‘숨’도 출시 10년만인 2016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에는 3800억원을 기록하며 ‘후’를 잇는 차세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12년만에 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후’와 유사한 성장 패턴을 보이며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07년 출시된 ‘숨’은 오랜 시간 기다림과 정성을 요하는 ‘자연·발효’라는 콘셉트를 화장품에 접목한 브랜드로 피부에 순하면서도 좋은 효능의 제품을 찾는 고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숨’은 2016년 4월 말 중국에 진출한 이래 상하이, 난징,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에 빠르게 브랜드를 확산해, 진출 2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70개 매장을 개장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등지로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생건은 올해도 '후', '숨'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차 부회장은 “국내를 뛰어넘어 아시아의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어떠한 외부환경 변화에도 사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내진설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화장품사업의 럭셔리 성장 및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 생활용품사업의 차별화된 제품 통한 해외사업 강화, 음료사업의 생수사업 활성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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