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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넘긴 그리스, 국채수익률 美 역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7:46

수정 2018.01.08 17:46

올해 구제금융 졸업 앞두고 2년만기 국채수익률 1.6%
美 금리인상 압박에 1.96%
위기넘긴 그리스, 국채수익률 美 역전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을 하향돌파했다. 액면 그대로 보면 그리스 채권 위험도가 미 국채보다 낮다는 것을 뜻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채권 시장에서도 그리스 국채가 미 국채보다 덜 위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이는 비교 대상 자체가 다른데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전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마침내 수익률이 역전됐다.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현재 1.96%이지만 그리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68%이다.


10%를 넘나들던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채무위기 위험성이 잦아들고, 경제난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꾸준히 하락해 결국 미 국채 수익률을 밑돌게 됐다.

얼핏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이같은 수익률 역전은 시장 내부의 역학을 들여다보면 설명이 가능해진다.

우선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있는 것은 위험도가 높아진 탓이 아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꾸준히 금리를 올리는데 따른 것이다. 올해도 적어도 3차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국채 수익률도 덩달아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과 그리스 위기 완화 영향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ECB는 연준과 달리 여전히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를 지속하고 있다. 규모는 줄였고, 올해 더 줄일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아직도 시장에 돈을 공급하고 있고 금리인상은 먼 얘기다. 사정이 달라지지 않으면 2~3년 뒤에나 금리인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ECB가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내에서 보면 그리스는 여전히 고위험 국가이다.

안전자산인 독일 2년만기 국채(분트) 수익률은 마이너스(-)0.61%이고, 그리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유로존 국채 가운데 가장 높다. 2019년 4월이 만기인 그리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독일 30년만기 국채 수익률 1.25%보다도 높다.

그리스 국채 수익률과 미국채 수익률 역전은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차이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그리스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국채 수익률 고공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유로존 영역으로 재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유로존에서 수익률을 좇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리스 국채 수요가 늘고(가격 상승),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한편 WSJ은 그리스가 올해 마침내 구제금융을 졸업할 전망이고, 이같은 관점에서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유로존에 수렴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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