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할 그날을 꿈꾼다"
마에스트로 정명훈(65)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의 창단 공연이 오는 1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롯데문화재단이 젊고 실력있는 연주자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정명훈의 참여로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부터 한달간 진행된 오디션은 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최종적으로 만 18~28세 연주자 77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빈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들로부터 파트별 지도를 받게 되며 오는 11일 창단 공연 비롯해 8월에 정기 연주회가 예정돼 있다.
지휘자 정명훈은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음악가로서 평생 음악밖에 모르고 살아왔지만, 음악보다 중요한 것이 인간, 휴머니티라고 생각해왔다. 음악을 통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여기서 좋은 경험과 많이 배워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오케스트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음악과 문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음악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데는 음악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여러 차례 밝혀왔듯이 '원 코리아'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음악으로 남북을 이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다. "음악은 뿌리와 역사가 깊어서 그 앞에 서면 누구든 어느 나라에서 왔다는 걸 금방 잊게 된다.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어디든 그렇다. 일단 음악이 시작되면 연주자들은 모두 음악을 위한 사람들일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북한 음악가들과 함께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 시기가 언제 어떻게 풀릴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게 언제인지를 모를 뿐 그런 기회가 올 것은 확신한다.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도 이 꿈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의 꿈을 오랫동안 가져온 정명훈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음악가로서 늘 자유로워지려 노력한다"는 그는 젊은 연주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음악 안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노력과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오케스트라는 자유가 없어지는 것과 또 다른 자유를 찾는 경험을 동시에 하기에 특별히 힘들다. 우리나라는 교육 시스템이 자유의 정반대다. 완전히 책에서 배운 그대로다. 책을 보고 외우는 것은 좋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걸 토대로 어떻게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번 창단 연주회 프로그램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택했다. 지난해 9월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손정범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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