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기획재정부와 물가실태 조사사업으로 진행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000개 가구의 가구주나 가구주의 배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11.8개 보험상품을 보유하고, 매월 103만4000원을 보험료로 지출했다. 이는 조사 대상 가구의 세전 월평균 소득 557만 원의 18%에 이른다. 또 보험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보장 목적보다는 저축 목적으로 가입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3%에 달했다. 건강보장보험, 재해·사망보장보험, 손해보험, 실손의료보험은 주 가입목적이 '잠재적 위험보장'(76%)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저축성 보험, 변액보험, 개인연금보험은 '자금 마련 목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6%에 달했다.
납입 보험료가 가장 많은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으로 월평균 18만2000원이었다. 이어 저축성 보험(17만9000원), 변액보험(14만9000원) 등 순이었다. 장기손해보험은 7만5000원, 실손의료보험은 6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보험에 자발적으로 가입한 비율은 18.2%에 그쳤다. 나머지는 타인의 권유에 의한 것으로 지인(35.8%)이나 설계사의 친지(11.7%), 설계사(10.0%)가 권유한 경우가 많았다. 금소연 관계자는 "필요에 의한 자발적 가입보다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주변인을 통한 불필요한 보험 가입이 과다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조사 가구 가운데 최근 5년 이내에 보험을 중도에 해약한 적이 있는 가구는 4개 가구당 1개 꼴로 26.5%에 달했다. 해약 이유로는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서'(28.2%)가 가장 비중이 컸고, '더 좋은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24.9%),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11.9%) 순이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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