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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범과 다시 만나 자백 받은 소녀..범인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0:37

수정 2018.01.10 19:28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강간범과 다시 만나 자백을 받은 소녀의 이야기가 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범인은 소녀의 친아빠다.

사연의 주인공인 소녀는 이제 28살이 된 스테이시 도날드손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지역 출신이다.

엄마와 새 아빠 사이에서 자란 스테이시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 이안 도날드손을 15살 때 다시 만났다.
스테이시는 “그가 나를 보며 매우 반가워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스테이시는 "이때 그는 내가 자라는 모습을 보지 못해 마음이 찢어졌다고 했다. 음주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좋은 사람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두 사람은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나기로 약속했다.

스테이시의 엄마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쁜 예감이 든다고 경고했지만 스테이시는 이를 듣지 않았다. “어쨌든 그가 나의 아빠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몇 주 뒤 스테이시는 아빠의 술버릇을 알게 됐다. 술에 취한 이안은 욕을 퍼부었고 극심한 감정 기복을 보이기 일쑤였다. 하루는 스테이시가 그의 딸이 아니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이안은 그러면서도 계속 술을 마셨고 울면서 용서를 구하던 날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테이시가 아빠 집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였다. 스테이시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다. 이안은 갑자기 스테이시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는다고 몰아갔다. 스테이시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안은 약 두 알을 쥐어주며 아빠를 믿으라는 말로 그를 설득했다.

이내 스테이시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이안이 자신의 위에 누워있던 상태였다. 스테이시는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결국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간 스테이시는 그날 밤 울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이안은 다음날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는 몇 일간 이어졌다. 다시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았던 스테이시는 아빠의 연락을 모두 무시했다. 이때 스테이시는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가 열일곱살이 되던 해 이안은 다시 스테이시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스테이시가 있는 곳에 나타나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리고 열여덟살이 되었을 때 스테이시는 이안의 자백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짊어진 기억을 모두 떨쳐 버리기 위해서였다. 스테이시는 주머니에 녹음기를 넣은 채 이안의 집에 찾아갔다. 그는 이안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다. 이안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취해서 그랬다”고 답했다.

다음날 스테이시는 경찰서로 찾아가 모든 상황을 설명했다. 이안은 혐의를 부정했지만 스테이시는 법원에서 증거를 제출하며 자신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말했다.

이안이 강간을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997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여성을 강간한 적이 있었다. 2011년 4월 이안은 결국 7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안은 출소한 상태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안이 스테이시로부터 3km도 안되는 거리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스테이시는 이안과 마주친 적이 있다. 스테이시는 이안을 못본 척 했지만 그는 스테이시 앞에서 낄낄 거렸다고 한다. 스테이시는 익명을 누릴 권리를 포기했다. 이안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진실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테이시는 “그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인생을 살아가겠지만 나는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야 한다. 언제 그와 다시 마주칠지 몰라 두렵다”고 말했다.


스테이시는 현재 취약계층을 돕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cherry@fnnews.com 전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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