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해열제로 널리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이부프로펜'을 오래 복용하면 남성 생식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의 베르나르 제구 박사팀은 18~35세 남성 실험 참가자 31명 가운데 14명에는 이부프로펜 600mg을 하루 2회 복용하도록 했다. 이는 운동선수들이 흔히 하루 복용하는 양에 해당한다. 나머지 17명에는 위약을 줬다.
2주가 지나자 이부프로펜 그룹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크게 줄었다. 연구진은 생식 기능이 저하되는 중년과 비슷한 호르몬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뇌하수체에서 분비돼 고환을 자극, 테스토스테론을 만들게 하는 황체 형성 호르몬(LH: luteinizing hormone) 분비가 혈중 이부프로펜 수치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황체 형성 호르몬에 대한 테스토스테론 비율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고환 기능부전의 신호라고 제구 박사는 설명했다.
성 호르몬 균형의 교란은 생식 장애 뿐만 아니라 우울증, 심혈관질환의 위험까지 높였다.
제구 박사는 "이부프로펜을 단기간 투여했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 생산 저하가 심한 정도는 아니고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영구적인 현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실렸으며 8일(현지시간) 미 CNN뉴스 등이 보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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