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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화' 새판짜기의 첫발 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9 17:05

수정 2018.01.19 17:05

"새해에는 노사정 대화를 비롯한 사회 각 부문의 대화가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1월 1일 신년메시지)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1월 10일 신년사)
노사정 대화 복원이 절실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호소가 일단은 통(通)한 분위기다.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양대 노총 지도부와의 개별 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기구 재편에 대한 공감을 형성한 것이다.
당장 노사정 대화에 복원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내진 못했으나 노사정위원회가 지난 2016년부터 개점휴업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화의 단초는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컸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도 정부가 제안한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마련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사회적 대화 새판짜기가 사실상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눠"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시간차를 두고 만났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동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동계도 국정운영의 파트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대화 참여 요청에 대해 "사회적 대화가 정상적으로 복원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상반기중 노사정 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허심탄회하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꾸며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대 노총은 노동 분야에서의 의미있는 정책 추진을 평가하는 한편 근로시간 단축 기준 등을 지적하며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의지를 당부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휴일노동에 대해 집권 여당 내에서조차 의견 조율이 안 된 내용을 2월 국회에서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대화 복원 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서 "대법원에서 공개변론을 하고 논의를 시작한 만큼 그 결과를 보고 여당 내에서부터 의견을 조율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절차적 문제를 들어 청와대 초청을 거부했던 민주노총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실제 이번 만남에서 관심이 더 컸던 것은 민주노총이었다. 현직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의 청와대 만남 자체가 10년7개월여 만이었던 데다 정부와 좁혀야 할 거리도 멀었던 탓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딱딱한 면담자리가 아닌 만큼 논쟁을 하기 보다 산별교섭 활성화 국제노동기구(ILO) 비준 등 다양한 노동현안에 대해 얘기했다"며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인 데다 정부의 국정 철학도 '노동존중 사회 실현'인 만큼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대화 시작될것" 기대감 솔솔
다만 정부가 지난 11일 제안한 '노사정대표자 회의'는 이뤄지기 어려워보인다. 앞서 노사정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은 노사정이 참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위한 '노사정대표자 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대화체계를 전격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노동계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경영계와 한국노총은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민주노총은 내부 의사결정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상황이다. 다만 민주노총 관계자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드는 데 함께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흥준 노동연구원 박사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와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대 노총도 노동계 입장을 피력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만큼 향후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분위기 형성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역할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8일까지 꼬박 나흘간 노동·경제계와 릴레이 간담회를 하며 주요 노동현안 해결과 노사정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여왔다.

ehkim@fnnews.com 김은희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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